'입 막은 채' 단체 촬영한 독일 대표팀...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독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일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며 입을 가리는 포즈를 취했다. 대회 내내 이어지는 이슈 중 하나인 '무지개 완장' 관련 논란에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독일 대표팀 선수들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진행된 베스트 11의 단체 사진 촬영 때 일제히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는 동작을 했다.

독일 키커와 dpa 통신 등 외신은 이 동작이 '원 러브'(One Love) 완장 금지에 항의하는 표시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하트에 숫자 '1'이 적힌 이 완장은 각종 인권 논란이 불거진 개최국 카타르에 항의하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앞서 독일과 잉글랜드,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덴마크 등 유럽 7개국 팀의 주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이 완장을 차고 경기에서 뛸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 중 이 완장을 착용하면 옐로카드를 주는 등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대응에 나섰고, 각 팀이 결국 착용을 포기했으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키커는 "선수들이 취한 포즈는 FIFA를 향해 '당신은 우리를 입 다물게 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착용하지 못한 무지개 완장은 독일의 낸시 패저 내무장관이 관중석에서 대신 찼다. 현장을 찾은 패저 장관은 '원 러브' 완장을 찬 채로 주변의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등과 인사하고 경기를 지켜봤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