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역대 최고 점유율 11% 전망"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최근 시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앞으로 현대차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혔다.

미국 경제뉴스 전문 방송 CNBC는 23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 신차 시장에서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를 합해 시장점유율 1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986년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진입한 이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10% 고지를 넘은 현대차는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 확보에 성공했다.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 판매량이 지속 증가하는 한편 텔루라이드, 팰리세이드 등 대형 다목적스포츠차량(SUV)의 선전 등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덕이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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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차량을 판매하던 현대차가 이제는 대형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판매량 세계 4위 완성차 제조사로 떠올랐지만 IRA 시행에 따라 가격경쟁력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 8월 시행한 IRA는 일정 비율 이상 미국산 배터리 및 핵심 광물을 사용하는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테슬라, 포드 등 미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한 기업과 비교할 때 불리한 상황이다. 장재훈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기공식에서 IRA에 대해 “매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탄탄한 장기 계획이 있으며, (현대차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유럽·일본 자동차협회는 IRA에 대해 북미산 무공해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최종 조립 요건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미국 재무부의 IRA 의견수렴 기간에 제출된 주요국의 자동차협회 의견서를 분석한 결과 미국자동차협회(AAI)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등 주요 교역 대상국에서 생산된 무공해차에 대해 북미산과 동등한 대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KAMA와 유럽자동차협회(ACEA), 일본자동차협회(JAMA)도 각각 자국산 무공해차가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CNBC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에서 14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고 전했다. 2010년 이후 61% 증가한 규모다. LMC오토모티브는 올해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9.2%로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