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인사]조주완號 미래 준비 가속...가전·전장 힘싣는다

올해 LG전자 인사는 그룹 차원에서 강조해 온 '이기는 성장' 기조 속에 미래 준비와 함께 철저한 성과주의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 가전·전장 등 확실한 성과를 거둔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당면한 불확실성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조주완號, 가전·전장 힘 싣는다

지난해 선임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체제가 유지되면서 전반적인 사업 부문별 의사결정 체제 안정을 기했다. 주요 사업 부문 수장이 모두 유임된 가운데 가전과 전장 등 확실한 성과를 거둔 사업본부장을 승진시키면서 확실한 성과 보상을 했다.

올해 LG전자는 사장 1명, 부사장 6명, 전무 7명, 상무 40명 등 총 54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50명 대비 승진자가 소폭 늘었다.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류재철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본부장은 가전 시장 침체에도 공고한 지배력을 굳힌 공을 인정받았다. 류 사장은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한 정통 'LG맨'이다. 2011년 LG세탁기 프론트로더 사업팀장, 2013년 냉장고생산담당, 2015년 RCA(가정용 에어컨)사업담당, 2017년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에 이어 2021년 H&A 사업본부장에 올랐다.

류 사장은 취임 후 LG전자 가전을 글로벌 1등으로 자리 잡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오브제컬렉션'으로 대표되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열풍을 몰고 온데다 지난해에는 월풀을 제치고 사상 첫 글로벌 생활가전 매출 1위 기업에 등극했다. 특히 올 초에는 스마트폰처럼 가전도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 'UP 가전'으로 LG 가전 경쟁력을 입증했다. 코로나 특수가 시들해진 올해 들어서도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실적 방어에도 성공했다.

은석현 전장(VS)사업본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은 부사장은 본부장 선임 1년 만에 VS사업을 차세대 먹거리성장 동력에서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켰다.

VS사업본부는 은 부사장이 취임한 첫해인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을 지난해 전체 매출의 87% 수준까지 키웠다. 전장사업 역대 최대 매출 경신은 물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처음으로 10% 돌파가 유력하다. 지난 2분기 첫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등 미래 사업으로 일컫는 전장 부문을 빠르게 본궤도에 올려놨다.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 이철해 CX센터장, 이천국 유럽지역 대표, 정규황 중남미지역대표, 김통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대표 등도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고객경험 중심 조직개편 단행, 미래 인재 영입

LG전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인 '고객가치 혁신'에 따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본사 직속으로 CX센터를 설립, 고객경험여정(CEJ) 전반에 이르는 전략과 로드맵, 사업 기획 등을 총괄하게 했다. 제품 구매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페인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 해소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 가전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스마트홈' 대응을 위한 조직도 확대 개편했다. 플랫폼사업센터는 본사와 사업본부에 분산돼 있던 'LG 씽큐' 기획, 개발, 운영 등을 총괄한다. LG전자 핵심 가전 전략인 'UP 가전' 지원부터 스마트홈 서비스 기획·개발까지 총괄하면서 서비스 중심 가전 전략을 강화한다.

사업 부문별로는 H&A사업본부 내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와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를 각각 리빙솔루션사업부와 키친솔루션사업부로 변경한다. 콘텐츠·서비스 영역 강화가 목적이다. HE사업본부는 HE연구소 산하 '인도네시아개발담당'을, VS사업본부는 전장부품 통합 오퍼레이션 관리를 맡는 VS오퍼레이션그룹을 신설한다. BS사업본부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 강화를 위해 'EV충전사업담당'을 새롭게 만든다.

LG전자는 '미래준비'와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성장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대거 선발했다.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전환(DX) 분야에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30대 젊은 임원을 과감히 발탁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 준비와 고객가치 확대를 위한 젊은 인재도 발탁했다. 우정훈 전문위원은 생활가전과 LG 씽큐 앱 개발 데이터 거버넌스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데이터로 일하는 혁신 문화'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전환 가속화를 이끌어내 수석전문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우 수석전문위원은 신규 임원 가운데 가장 젊은 1983년생이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