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 퇴각하는 등 최근 몇 주간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만큼 심각한 심리적 타격을 입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는 전쟁에서 패배한 차르(tsars, 통치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푸틴 대통령은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푸틴은 지금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며 “만약 그가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적어도 러시아인들의 마음속에서 그것은 종말을 뜻한다. 이는 정치인으로서 종말이지만, 아마도 물리적인 의미에서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밀려 동북부 하르키우에서 퇴각한 뒤 최근 헤르손에서도 완전히 철수했다.
수십 만 명의 군사를 동원했음에도 전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러시아 내부에서도 반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헤르손에서의 굴욕적인 퇴각은 푸틴을 지지하던 강경파마저 비판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헤르손 철수로 "푸틴에게 매우 충성스러운 사람들조차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를 의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헤르손에서 퇴각한 뒤 전력시설 등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시설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백 만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전기와 수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가 이런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을 협박해 현재 러시아 치하에 있는 크림반도와 도네츠크, 루한스크에서의 주도권을 굳히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세에 몰린 푸틴이 러시아 국민에게 전쟁의 정당성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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