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위믹스 사태, 이번이 처음 아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는 발행 이후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올해 1월 발생한 '대량 매도'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1년 위메이드는 보유 위믹스를 공시없이 대량 처분했는데, 이 사실이 투자자들의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의해서 세상에 공개됐다. 매각 규모가 5000만개(약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면서 위믹스 시세가 급감, 위믹스 홀더들과 위메이드 주주들은 큰 투자 손실을 봤다. 1만2000원에 달했던 위믹스는 5000원대로 반토막났다.

위메이드는 당시 선데이토즈를 1367억원에 인수했고, 빗썸의 주주사 비덴트 지분 취득에 8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자금들은 이 '몰래 대량매도'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후 위메이드는 위믹스 매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매각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해외 시장에서 조금씩 분할 매각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시세 하락에 영향은 끼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를 매도한 금액으로 위믹스 생태게에 도움을 주려는 것으로, 이미 이런 계획을 백서를 통해 밝혔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규모 자사주 매각(먹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대주주가 주식을 대량 매매할 때 이를 공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코인 시장에서는 공시 의무에 대한 특별한 규제가 없다. 위메이드는 백서에 10억개 위믹스 중 74%를 '성장지원'에 쓰기로 명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더불어 매달 위믹스 1000만개씩을 추가 매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위메이드가 법적 규제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심각한 도덕적해이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위믹스 소각 등을 통해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을 달랬다. 다만 이를 통해 소각된 위메이드 보유물량 위믹스는 약 2000만개(약 1300억원) 규모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올해 1월 11일 위믹스가 업비트에 최초 상장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났다. 위믹스 측이 실수로 상장 시점을 특정해 공지하면서 상장 정보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장 직후에는 거래량이 폭증하며 시세가 급등하는 '상장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시점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할 경우 거래에 악용해 막대한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업비트는 원칙적으로 거래개시 시점 관련 일체 정보를 재단과 공유하지 않는다.

업비트는 상장일 오후 1시경 위믹스 거래지원(상장)을 개시한다고 최초 공지했는데, 30분 뒤에 위믹스 팀은 공식 트위터 채널을 통해 상장 시간을 오후 6시로 특정해 게시했다. 해당 글은 즉각 삭제됐고 위믹스팀은 뒤늦게 '내부적인 미스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믹스 팀의 공지와 달리 실제 위믹스의 거래개시는 오후 3시에 이뤄졌으나, 사전 유출 정황에 따라 거래개시 시점을 업비트가 기습적으로 앞당겼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 위믹스팀의 단순 공지 실수로 보기에는 여러 석연찮은 정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