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포스트 코로나 이후 화장품산업 재도약

전일승 광주화장품산업진흥회장.
전일승 광주화장품산업진흥회장.

코로나19와 함께 가중되는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2021년 기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21.3% 증가한 9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가전·의약품·휴대전화 수출액보다 많은 수준이다. 화장품산업 강국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출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K-팝, K-드라마 등 한류가 해외 시장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덩달아 한국 화장품 등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며 지속적인 판로 확대가 기대된다. 이제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명실상부한 세계 화장품 수출 강국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 지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진정한 화장품 강국으로서의 글로벌 넘버 원 브랜드 육성과 함께 건실한 화장품산업의 발전을 위한 재도약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시장의 경우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로컬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56%로 급성장하는 등 중국에서 판로 개척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중화권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60%로 편중성이 높아 향후 해외 시장 및 정치 영향에 따라 수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매우 짙어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북미, 일본, 베트남 등으로의 수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수출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

화장품산업은 타 산업과는 다른 대표적인 브랜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장품 수출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계 유수의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명품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국내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유로운 연구와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과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행 화장품법은 약사법에서 독립해 1999년에 제정됐으나 아직도 의약품적 규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 특성에 맞는 규제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정부 주도의 사전 관리에서 시장 중심의 사후관리 규제 전환을 의미한다. 화장품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책임판매업자가 2021년 2만2709개사, 제조업자가 4427개사에 이르고 있어 정부 주도 관리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규제혁신은 첫째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도의 민간 주도 전환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인증 기준 활용으로 기업의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게 되며, 표시 광고의 자율성 확대가 가능하게 된다.

둘째 화장품 원료 사용에 대한 보고 의무 폐지는 기업의 행정 소요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화장품 책임판매관리자 자격 요건 완화 추진을 통해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의 고용장벽을 낮추어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에 제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정부와 기업, 관계기관이 지혜를 모아 관련 규제혁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산업의 발전과 재도약을 위한 이러한 노력이 조속히 열매를 맺어 화장품 수출 세계 강국의 위상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국내 화장품산업의 역량 강화 및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되었으며 한다.

전일승 광주화장품산업진흥회장 raffine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