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설계·개발(팹리스) 산업이 정부 지원이 없으면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울러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한국, 중국 등이 미국을 위협하는 경쟁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15년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 51%를 차지하면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당시 2위에 오른 한국은 18%에 그쳤다. 일본과 유럽이 각각 11%, 5%다. 하지만 2020년 기준 미국의 팹리스 점유율은 46%로 하락했다. 반면에 한국은 19%로 상승했다. 2015년 5%에 불과했던 중국은 9%로 뛰어올랐다.
보고서는 앞으로 미국 정부가 팹리스에 투자하지 않으면 10년 후인 2030년에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19%를 유지하고 중국은 23%로 껑충 뛰어올라 세계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8월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중국 견제를 핵심 내용으로 담은 '반도체 지원 플러스 법안'(CHIP-Plus Act)을 시행했다. 미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2800억달러(약 366조원)를 투입한다.
SIA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법에는 '생산'을 위한 390억달러 보조금과 연구·개발(R&D)을 위한 130억달러가 포함됐지만, 설계를 위한 예산은 배분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한국과 중국이 팹리스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확대하는 데 정부 지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팹리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설계·개발에 200억~300억달러를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같은 기간 미국이 2만3000명에 달하는 반도체 설계 인력 부족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정부 지원이 인력 양성과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