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가장 급성장한 시장을 하나만 꼽으라 한다면, 단연 배달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배달 시장이 단기간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핵가족화 및 1인 가족 증가, 노령화, 맞벌이 가족 증가, 식습관 변화 등 다양한 수요 증가 요인이 중첩됐기 때문이다. 배달 시장이 성장하며 동시에 대두되기 시작한 사회 문제가 있다. 바로 배송 포장지 남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다.
생활용품 포장재는 내부 물건의 부패와 물리적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수분과 빛의 침투를 차단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질소·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를 주입하거나 쿠션 기능이 가능한 또 다른 재질의 포장재를 추가한다. 이에 식품 포장재로 가장 자주 사용되는 재료가 플라스틱이거나 이중·삼중의 포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경 오염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이슈에 대응하는 크게 세 가지 전략이 있는 듯하다. 재활용성, 재사용성, 생분해성이다. 가장 적용 가능성이 높은 대안으로는 재사용성 포장재를 꼽을 수 있다. 재사용성 포장재는 재활용 포장재 다음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 2027년까지 9.2% 연평균 성장률이 예상된다.
재사용 포장재는 내구성이 좋은 재료로 만들어지며 특히 여러 번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만들 목적으로 제조된다.
재사용 포장재는 가격 효율성 및 친환경적 특성 때문에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재사용 포장재는 기존에 확보된 기술만으로 충분히 구현가능한 포장기술이기 때문에 재사용 포장재의 생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반해 재활용성 포장재는 원료를 반복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가격 효율성이 우수하며, 원료 일부를 재활용해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및 원료를 줄이는 장점을 가진다. 재활용성 포장재는 2018년 기준 839억 달러로 유형별 친환경 식품 포장재 중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등 지역 정부의 포장재 재활용에 대한 엄격한 규제 또한 식품 및 음료업계의 친환경 포장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분해성 식품 포장재는 며칠 또는 몇 주 내 쉽게 생분해되는 친환경적인 포장재를 말한다. 생분해성 포장재로는 종이 및 판지 포장재와 바이오 플라스틱 포장재로 크게 분류될 수 있다. 종이 및 판지는 천연 셀룰 로오스 섬유로 제조되기 때문에 쉽게 생분해될 수 있어 친환경 포장재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기존 플라스틱이 생분해 되지 않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세계의 친환경 식품 포장시장은 2018년 151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2027년 연평균 성장률은 8.4%로 성장할 전망이며 2027년에는 31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 규제 역시 강화되고 있으며 규제 내용도 환경, 보건, 안전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보호 정책은 제조업체 책임(Producer Responsibility), 기후변화 예방, 오염 방지, 재활용 등과 관련한 제조업체 의무나 세금 부담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기업은 지속적인 투자 및 개발 노력을 통해 친환경 포장재 개발 및 제조에 힘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달 시장이 형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IT를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 중에 하나다. 이 때문에 우리 역시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고민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조기에 풀어야 할 상황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