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K-콘텐츠도 '수출 효자'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2023년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2023년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3년 업무보고를 통해 K-콘텐츠의 수출 강자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50억달러, 2027년 220억달러 규모의 수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이 더 이상 내수 시장 중심의 단순 소비재 산업이 아님을 공표함과 동시에 '수출 효자'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콘텐츠 수출 규모는 2016년 60억달러에서 2019년 103억달러로 100억달러 수출 기록을 처음 돌파했다. 2021년에는 124억5000만달러를 쏘아 올리는 등 매년 가파른 증가세다. 2021년 가전과 이차전지(각 87억달러), 전기차(70억달러), 디스플레이 패널(36억달러) 등 주요 산업의 수출 실적을 뛰어넘었다.

수출 확대·산업 육성 의지는 올해 문체부 예산에서도 묻어난다. 올해 문체부 전체 예산은 6조740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56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콘텐츠 예산은 1조1738억원으로 2022년 대비 증가했다.

정부 예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방송영상콘텐츠 분야에서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표되는 K-드라마와 K-영화의 성공 신화를 이을 작품이 지속해서 발굴되고 있다. '헤어질 결심' '재벌집 막내아들' '더 글로리'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콘텐츠 산업은 국가 간 경계가 거의 사라졌다. 정부는 진흥 정책과 예산 지원 확대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제도 정비, 글로벌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사업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국내 OTT나 주요 제작사 다수가 대기업으로 분류되지만 1년에 각각 27조원과 20조원을 콘텐츠 제작 등에 투입하는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글로벌 기업은 자국에서 20~30% 이상 세제 혜택을 받지만 국내 대기업은 직접 제작비의 3%만 세액이 공제된다. 국내기업에 불리한 구조다.

글로벌 기업과의 대등한 경쟁을 위해 반도체처럼 세액 공제 대상과 요율 확대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