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잠이 보약" CES 달군 韓 슬립테크

미국이 주도하는 슬립테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당당히 한 축을 꿰찼다. 특화된 임상 경험과 인공지능(AI) 등 혁신 정보기술(IT)을 접목, 슬립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CES 2023'에서는 에이슬립, 비알랩 등 우리나라 슬립테크 기업이 참여해 주목받았다. 슬립넘버 등 글로벌 수면 솔루션 기업이 불참한 가운데 한국 기업이 빈자리를 채웠다.

CES 2023 전시장 내 에이슬립 부스 전경
CES 2023 전시장 내 에이슬립 부스 전경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참가한 에이슬립은 디지털헬스케어 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꾸렸다. 수면 중 내쉬는 호흡소리로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수면 단계별 분석 기능을 공개했던 것에서 올해는 불면증이나 수면무호흡증까지 판단하는 서비스를 소개했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사를 포함한 대기업 CEO까지 전시장을 찾아 관심을 나타냈다.

에이슬립은 최근 LG전자와도 협업을 발표, 수면테크와 가전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지난해 CES 참가 후 대규모 펀딩에 성공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올해 CES에서는 상용화 버전을 공개하고, 다양한 기업과 기업간거래(B2B) 협업 모델을 논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창업 2년 차인 비알랩은 비접촉·무구속 방식 혁신 매트리스를 선보였다. 오랫동안 수면과 심박 간 상관관계 연구에 매달린 결과 세계 최초로 수면에 최적화된 심박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매트리스 상용화를 눈앞에 뒀다.

CES 2023 전시장 내 비알랩 부스에서 이종민 대표가 방문객에게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CES 2023 전시장 내 비알랩 부스에서 이종민 대표가 방문객에게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비알랩이 개발한 '제이블'은 매트리스에 탑재된 센서로 심박 정보를 분석해 수면 상태를 파악한다.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장애 발생 시 매트리스가 미세한 진동을 전달해 자율신경계를 자극, 최적 수면 상태를 만들어 준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유럽까지 의료기기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출시 예정이다. 이번 CES에서도 북미 등 해외 바이어, 국내 가전·렌털 기업 등과 활발히 협업 논의를 이어갔다.

이종민 비알랩 대표는 “우리나라 수면 관련 임상 경험과 논문 수준은 세계에서도 손꼽힌다”면서 “글로벌 데뷔를 앞둔 솔루션을 CES에서 적극 소개해 우리나라 슬립테크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은 2026년 321억달러(약 45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수면장애 환자가 늘고 있는데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갈수록 커지면서 시장 잠재력도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슬립넘버 등 글로벌 기업이 불참한데다 슬립테크를 표방한 기업들 역시 스마트워치처럼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지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수면상태를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곳이 대부분이었다. 반면에 우리 기업은 독자 수면 데이터 수집·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한데다 대형병원과 임상 검증까지 마쳐 수준 높은 기술을 제시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