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침체기에도 초기투자 열기는 계속...개인투자조합 결성 '역대 최대' 경신

중기부, 작년 987개 신규 결성
6800억 규모 잠정...약 8% 증가
소득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 영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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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새로 결성된 개인투자조합이 수와 규모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성장 단계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초기기업 발굴 열기는 아직 식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987개 개인투자조합이 신규 결성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조합이 결성됐던 2021년 910개보다도 77개(8.5%) 증가했다.

조합결성 규모도 6800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6278억원 대비 8%가량 늘었다. 신규 결성과 규모가 모두 증가했다. 중기부는 결성 실적 외에도 투자 현황 등을 최종 집계해 다음달 중 개인투자조합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개인투자조합은 개인이나 액셀러레이터 등 법인이 최소 1억원 이상을 출자해 출자금액 절반 이상을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조합을 의미한다. 주로 창업 3년 미만 창업기업에 투자한다.

개인투자조합 결성은 2021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개인 차원의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소득공제 등 세제지원이 대폭 확대된 것이 영향을 줬다. 업계는 지난해 사모펀드 규제로 촉발된 신탁은행의 수탁거부 사태가 없었다면 1000개가 넘는 조합이 신규 결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가치 하락을 겪는 스타트업은 컬리처럼 상장을 앞둔 기업의 경우”라면서 “초기단계 투자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 최근 수년간 비상장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벤처캐피털(VC)은 초기기업 투자보다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성장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경기침체는 IPO 시장 부진에 직격탄이 됐다. 만기를 앞둔 벤처펀드들이 IPO 대신 할인된 가격으로 구주매각에 나선 것이 최근 비상장기업 기업가치 하락과 시장 침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벤처투자조합 신규 투자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 역시 시장 전반의 침체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신규 결성과 투자 모두 전년 대비 크게 둔화될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창업초기분야 투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투자조합 결성이 전년 대비 증가한데다 모태펀드 차원의 초기 분야 출자사업도 예정돼 있어서다. 모태펀드는 이번 1차 출자사업에서 출자 금액 절반 이상을 시장 과소투자영역인 청년창업, 재도전 등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침체기일수록 유망 창업기업 발굴과 투자를 더욱 늘려야 할 시점”이라면서 “IPO 시장이 특히 부진한 만큼 세컨더리펀드나 인수합병(M&A)펀드 등 회수 시장 전반을 안정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침체기에도 초기투자 열기는 계속...개인투자조합 결성 '역대 최대' 경신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