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227조→501조…디지털 바람 탄 '에듀테크' 불황 무풍지대

글로벌 교육시장 전망은

[스페셜리포트]227조→501조…디지털 바람 탄 '에듀테크' 불황 무풍지대

2023년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을 하나씩 가지고 왔다.

2022년 하반기부터 예고된 세계적 경기 불황에 교육 시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나쁜 소식이다.

좋은 소식은 에듀테크 시장은 세계적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하이브리드 교육 환경이 자리 잡으면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육 시장 지갑이 닫힌다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기업인 홀론아이큐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 기준 상장된 약 300개 글로벌 교육 기업 시가총액은 2240억달러(한화 약 278조원)를 기록했다. 1년이 지난 2021년 1월 1일 이들 기업 가치는 3120억달러(약 387조원)로 증가했다. 2022년 1월 1일 교육 기업 시가 총액은 1830억달러(약 227조원)로 줄었고, 2023년 1월 1일에는 1530억달러(약 190조원)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2021년 사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학습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상승했고, 이는 실제로 K-12(초·중등교육과정) 관련 기업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2021년 7월 과외 전면 금지 등 사교육 철폐를 내세우면서 상장된 중국 교육기업 주가는 당시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2022년부터 본격 금리인상과 함께 투자 한파가 불어닥치며 하반기부터는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에듀테크 투자도 다소 둔화됐다. 2022년 에듀테크 벤처들은 총 106억달러(약 13조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이는 2021년 208억달러(약 26조원) 대비 49% 줄어든 수치다. 투자액 1억달러(약 1240억원) 이상 메가 라운드가 2021년 53건에서 20건으로 대폭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교육 분야 투자를 주도했던 중국이 규제 여파로 투자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투자가 둔화했다. 그러나 에듀테크 잠재력은 식지 않았다. 2022년 VC 투자 106억달러는 2019년 70억달러를 훨씬 웃돌았으며,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2022년에는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가진 에듀테크 유니콘 기업 기업공개(IPO)와 같은 자금회수 사례가 사라졌다. 이는 2023년에 상장 등 계획을 가진 에듀테크 기업에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교육·훈련시장에 대한 지출은 지속 상승하는 추세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대면 교육부문이 전례 없는 타격을 입으면서 2019~2025년 평균 성장률은 4.8%에서 3.6%로 다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에듀테크 시장, 기회는 늘어난다

경기불황이 닥쳐도 지갑을 완전히 닫을 수는 없다. 꼼꼼하게 따져 꼭 필요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돈을 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비용 대비 효과를 들여다보며 투자를 결정한다.

홀론아이큐는 세계 각국 공공이나 민간기업, 개인 등이 에듀테크에 2019년 기준 1830억달러(약 227조원)에서 2025년 기준 4040억달러(약 501조원)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갑절 이상 늘어난 규모다. 세계 교육·훈련 분야 지출 규모는 2019년 6조1000억달러(약 7564조원)에서 연평균 3.6% 성장해 7조3000억달러(약 9052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블록체인 기술 등 첨단기술로 효율적 학습을 지원하는 에듀테크에 사람들은 더 많이 지갑을 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대면 원격교육과 인공지능(AI) 등의 활용으로 기술 기반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관련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주목된다.

교육·훈련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공공 분야일수록 에듀테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공공과 민간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s, PPP)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와 같은 신흥국에서 교육시장 성장과 아울러 에듀테크에 대한 투자도 기대해볼 만하다. 경제 발전과 인구 증가에 발맞춰 K-12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교육의 디지털 전환 속도도 매우 빠르다는 진단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SW)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에듀테크 기업에는 기회이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합친 STEM 교육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에서도 필수교육으로 지정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적으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대학 진학 포기, 해외유학 등이 닫히면서 고등교육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구조조정과 인력재배치로 '업스킬링(Upskilling: 현재 수행하고 있는 직무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과 '리스킬링(Reskilling: 새로운 직무를 위해 기술을 배우는 것)'이 확대도 에듀테크 수요 확대를 이끌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적자원관리(HRD) 분야에서도 오프라인 기반 정규 교육과정 대신 온라인 공개강좌(MOOC)나 마이크로러닝(짧은 동영상 학습) 등을 이용하거나 SW, AI 등 신기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교육·훈련과정을 이용하는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평생교육 분야와 함께 학습이력 증명 등을 디지털로 지원하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 배지' 수요가 올해부터 본격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호건 에듀테크연구원장은 “미국은 공교육에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도구를 사용해 인공지능 서비스 및 학습자 분석이 많이 발전하고 있으며, 디지털 배지도 활성화됐다”며 “한국 민간교육(사교육) 및 영어 교육 분야 AI 맞춤형 서비스는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