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최다 사기품목은 모바일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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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을 액면가 대비 10%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글을 봤다. 판매자 신용도가 높았고 거래 건수도 많아 믿을 만하다고 판단, 구매 의사를 밝혔다. 판매자 계좌번호를 검색해보니 사기에 연루된 이력도 없었다. 송금하자 판매자는 바코드로 된 상품권을 보냈다.

다음날, A씨가 백화점을 찾아 상품권 교환 키오스크에 바코드를 찍자 '이미 사용된 상품권'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판매자는 이미 거래 플랫폼에서 탈퇴한 뒤였다. A씨는 그제야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모바일 상품권 사기 사건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권 사기 건수는 총 2만5582건으로 전체 피해 품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1만3619건, 2021년 1만4049에서 1년 만에 1만 건 넘게 증가했다.

상품권이 최다 피해 품목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1년 동안 줄곧 스마트폰·주변기기가 최다 피해 품목이었다.

상품권 사기가 급증하는 이유는 거래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모바일 상품권의 경우 바코드만 주고받으면 된다. 스마트폰·가전제품처럼 제품이나 택배 발송 사진을 요구할 수 없다. 무엇보다 수요가 많다.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금액이 저렴하면 상품권을 구매해 두는 사람이 많다.

범죄자는 이러한 점을 악용, 미끼 품목을 상품권으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온라인 거래 플랫폼도 심각성을 인지했다. △판매자의 기존 판매 물품이 모두 상품권일 때 △표기된 액면가보다 굉장히 저렴할 때 특히 주의해 달라는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지만 사기는 훨씬 정교하게 이뤄진다.

범죄자는 구매자가 판매자의 이력·신용도를 구매 척도로 삼는 것을 역이용했다.

1개월 이상 다른 판매 물품을 꾸준히 올려 정상 판매자인 것으로 위장하고, 금액도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하는 수법을 구사했다. 가입 시기가 오래됐고 판매 이력이 많은 판매자가 사기를 저지른 사례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 계정이 도용된 사례였다.

문제는 검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범죄자는 하루나 이틀 사이에 수십 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잠적했다. 계좌는 거의 '대포통장'이었다. 피해자가 신고해도 수사가 시작되는 데 보통 수개월이 걸린 점을 악용했다. 이 기간에 계좌가 동결되지 않아 또 다른 범죄에 이용되는 일도 있었다.

대안으로 지급정지가 언급되지만 아직은 불가능하다. 현행법으로 사기 관련 계좌지급정지가 가능한 경우는 '전화 금융사기'뿐이다. 계좌지급정지가 되면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지만 온라인 사기는 배상명령 신청이나 민사소송 등을 통해서만 돌려받을 수 있다. 이마저도 범인이 검거됐을 때 가능하다.

더치트에 접수된 지난해 온라인 사기 피해는 총 26만1745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22만5078건 대비 16.3% 증가한 수치다. 피해 금액은 1995억원에 이른다.

〈표〉온라인 사기 현황

온라인 최다 사기품목은 모바일상품권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