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소부장도 직격…주문 취소 후폭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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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가 후방산업계까지 강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경기침체로 투자를 줄이면서 여파가 장비 업계로 미치고 있다. 계획한 구매도 취소하는 경우까지 나타나 반도체 경기침체 후폭풍이 우려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장비 구매 상당수를 지난 연말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시황이 침체 국면에 들어간 지난해 2분기부터 납품 연기를 요청하다가 4분기 들어 아예 주문 취소로 돌아섰다.

복수의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장비 주문을 많이 받아뒀는데 하루하루 미루다 2023년 설비 투자를 5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후 취소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가 투자 축소를 밝힌 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해 10월로, 이때부터 취소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장비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장비 개발과 생산 준비에 들인 비용의 회수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하나의 장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필요 부품이나 소재를 미리 사 둔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시기에 장비를 적기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납기가 지연돼도 반도체 제조사가 다음 번 장비 구매 시 추가 대금을 얹어 개발비 등 손실을 일정 수준 보전해 줬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사들의 적자 전환이 유력시되고, 언제 다시 발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손실 공산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신규 장비 주문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차세대 공정 전환과 기존 장비를 보완하기 위한 주문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사정이 괜찮았던 소재·부품 업계도 전전긍긍이다.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면 소재·부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생산에 자재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산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면 소재·부품 공급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메모리 테스트와 후공정 쪽에서는 물량 축소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와 감산을 공식화한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마이크론도 지난 4분기 영업적자에 이어 인력 감축 등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후방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국내 최대이자 메모리 1위 삼성전자마저 감산과 투자 축소에 나설 경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황은 더욱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보다 생산량이 많아 협력사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 강력하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한 소재 업체 대표는 “아직 메모리 소재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 기조가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2~3월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메모리 기업 감산·투자 계획 현황>

(자료 : 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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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