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통사 요금감면 부담 너무 크다

[사설]이통사 요금감면 부담 너무 크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취약계층 대상으로 제공한 통신비 감면액이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5년 이후 8년 동안 통신비 감면액을 계산하면 최소 5조50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취약계층 대상 요금 감면은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및 주거교육급여 수급자, 장애인·국가유공자, 차상위계층, 기초연금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해 이통사가 요금을 할인하는 제도다.

역대 정부는 서민 생계 안정 대책을 명분으로 통신비 감면 대상을 지속 확대했다.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이통 요금이 가계통신비에서 부담이 된다고 배려한 것이다.

그동안 이통사도 정부의 취지를 수용, 통신 복지 실천 차원에서 취약계층 대상 통신비 감면에 호응했다. 하지만 초고령화시대 진입과 경제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부담 증가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요금 감면 대상이 늘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저소득층 대상 요금 감면은 법률이 규정한 보편적 역무 가운데 하나다. 이통 요금이 통신비 감면의 전부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이통 요금은 보편적 역무 손실보전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취약계층 대상 통신 복지가 이통사의 요금할인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통사 부담이 커질수록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소비자가 전환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요금 감면에 따른 부담을 전적으로 이통사가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각에선 이통사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통신비 감면 부담을 이통사에만 지우지 말고 정부를 포함해 공동체가 분담하는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처럼 새로운 주체의 참여도 유도해야 한다. 취약계층 대상 통신 복지 확대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정부와 이통사, 이해관계자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