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포트폴리오 개편 총력...'수요한파'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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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매출 '80조 시대'를 연 LG전자가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개편을 예고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전장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 수익성이 대폭 하락한데다 수요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력인 가전·TV의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와 함께 유일한 성장을 거둔 전장 영역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LG 트윈타워(자료: 전자신문 DB)
LG 트윈타워(자료: 전자신문 DB)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첫 연매출 80조원(80조4673억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5% 하락했다. 사상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VS사업본부를 제외하고 H&A(-48.8%), HE(-99.5%), BS(-92.1%) 등 대부분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심각한 부진을 기록했다. 급격한 수요 둔화와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이 동반한 결과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수요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부진 탈출을 위한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제시했다.

수요 둔화 직격탄을 맞은 가전·TV 부문은 SW 영역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LG전자가 미래가전 경쟁력으로 제시한 'UP(업) 가전'을 상반기 북미 등 글로벌 확대 출시해 스마트 가전 새 시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TV 부문에서는 독자 운용체계(OS)인 '웹OS'를 필두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장, SW 중심 체질 변화를 가속화한다. 2021년부터 타 TV 제조사에 웹OS 판매를 시작한 LG전자는 지난해에만 300개가 넘는 공급처를 확보했다. TV 플랫폼 공급 확대와 함께 독자 ACR(자동콘텐츠인식) 솔루션을 활용한 광고 사업도 공격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이달 초 CES 2023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TV 광고 수익이 2018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다며, TV 사업을 기존 디바이스 중심에서 플랫폼, 광고, 콘텐츠 영역으로 고도화시킬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실적 방어 일등공신인 전장 사업에 거는 기대도 크다. VS사업본부는 4개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29%)을 기록했다. 특히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10%를 넘어서며 주력 사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올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수요가 일부 회복세로 접어듦에 따라 올해는 사상 첫 매출 10조원, 수주잔고 100조원 돌파까지 목표로 한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자동차 수요 감소를 포함한 사업 환경 불확실성은 올해도 여전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속적인 신규 프로젝트 추가 수주로 시장 대비 고성장을 목표로 하며, 올해도 확보된 수주 물량 기반 견조한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 포트폴리오 개편 총력...'수요한파' 맞선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27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처음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와 계획을 발표했다. ESG 경영 실행을 위한 6대 과제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사용 추구 △폐기물 재자원화로 순환경제 구축 △환경을 고려한 제품·서비스 개발 △공급망 ESG 리스크 관리 강화 △다양성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조직 △모두에게 편리한 제품·서비스 개발을 소개했다.

과제별 실행 계획으로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 2050년까지 전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 제품 개발에 2030년까지 총 60만톤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제품 사용단계 원단위 탄소배출량 20% 감축 등을 제시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