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무역적자 127억달러 '역대 최대'…반도체 수출 급락 여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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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무역적자가 127억달러로 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가까이 줄어들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수입액은 대폭 증가, 무역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수출이 462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6%(91억9000만달러)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589억6000만달러로 작년보다 2.6% 줄었다.

무역수지 적자는 126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종전 최대치이던 지난해 8월 94억3500만달러보다 32억5500만달러나 많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부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월 수출이 554억6000만달러로 역대 1월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봤다. 에너지 수입액은 158억달러로 최근 10년 동안의 1월 평균 수입액(103억달러)보다 53.4%나 많았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44.5% 급감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출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으로 전체 수출 실적을 좌우한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황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 D램 고정가는 지난해 1분기 3.41달러에서 지난달 1.81달러로 46.9% 감소했다.

또 철강(-25.9%), 석유화학(-25.0%), 디스플레이(-36.0%) 일반기계(-15.8%) 등 주력 품목 수출도 동반 감소하면서 수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은 중국 내 자급률 상승과 전방산업 수요 감소, 철강은 주요 철강가격 하락이 각각 감소세를 이끌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액정표시장치(LCD) 수요 감소와 재고량 증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중국 수출 감소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동안 지속되며 감소 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중국이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를 겪고 있고 수요 또한 많이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파악했다. 이 외에 중남미(-25.0%), 아세안(-19.8%), 일본(-12.7%) 등 지역에서도 수출이 전년 대비 줄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등 경제성장 둔화 영향을 받았다.

정부는 대규모 무역적자가 우리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수출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 긴급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수출 기업의 수출애로 해소방안을 모색했다. 다만 정부는 올해 수출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진단하고 중국 리오프닝을 계기로 수출 반등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중국이 다시 방역정책을 완화하고 시장·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리오프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1월 수출입 실적 (통관기준 잠정치, 백만달러, %, 관세청)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1월 무역적자 127억달러 '역대 최대'…반도체 수출 급락 여파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