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비스텝에 국내 금리 안정 기대…변수는 다시 오른 '물가'

한미 격차 1.25%P로 확대
1월 물가상승률 5.2% 기록
공공요금도 28.3% 급등 부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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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일(현지시간)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이 앞으로 금리 동결 행보를 보일 공산이 커졌다. 다만 난방비 상승 등으로 국내 1월 물가가 오른 점은 부담이다.

Fed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뒤 금리를 현행 4.25~4.5%에서 4.5~4.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해 3월부터 여덟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지만 인상 폭은 크게 줄였다.

지난해 네 차례(6월, 7월, 9월, 11월) 회의에서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과 지난해 12월 빅스텝(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美 베이비스텝에 국내 금리 안정 기대…변수는 다시 오른 '물가'

Fed는 이번 금리 결정 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유지한다는 신호를 줬지만 인상 폭을 통상 수준으로 줄인 데 대해 시장은 환호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목표 물가상승률인 2%를 달성하려면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수준으로 긴축하려면 “두어 번(couple)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ed가 올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면 최대 0.5%P 추가 인상과 올해 말 금리 인하라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3.5%)보다 1.25%P 높아졌지만 인상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 통화정책방향에도 여유가 생긴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이창용 한은 총재도 앞으로는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고려하겠다고 발언했다.

다만 미국이 빨라야 연말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여 2024년은 돼야 한은에서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다시 오른 국내 물가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5.2%를 기록했다. 직전달인 지난해 12월의 5.0%에 비해 0.2%P 올랐다.

물가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3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6.3%를 기록한 뒤 둔화하고 있지만 9개월 연속 5%대를 기록하고 있다.

1월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된 데는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대비 28.3% 급등, 통계가 별도로 작성된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윤석열 정부 경제팀도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준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수출 부진과 물가 우려를 나타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수출 부진 지속 등 실물 부문의 어려움이 확대되는 가운데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