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대학 총장 "내년 등록금 인상 검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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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학 등록금 인상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과반에 육박하는 대학들이 내년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학 총장들의 80% 이상은 학령인구 감소로 향후 10년 내 20개가 넘는 대학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일반대학 총장 1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등록금 인상 계획이 없다'고 답변한 비율은 12%(14명)에 불과했다.

45명의 총장들은 '내년 쯤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올해 1학기 인상하겠다'고 답한 총장도 10명에 달했다. '올해 2학기 인상을 검토한다'고 답한 총장은 1명이었다.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고 답한 총장은 39명으로 집계됐다.

26개 국공립 대학 총장 중 '올해나 내년 등록금 인상 검토' 의사를 밝힌 사람은 8명이었다. 정부 재정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대학마저 등록금 인상이 주요 화두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대학 등록금은 10년 이상 동결된 상태다. 동아대가 13년 만에 전국 사립대 중 최초로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국립대인 부산교육대학교도 15년 만에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재정난에 따른 조치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우수 교원 확보와 교원 처우 개선에 쓰겠다'고 대답한 총장은 52명이었다. 뒤를 이어 42명의 총장들은 '노후시설 및 교보재 정비에 쓸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주호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규제 완화를 강조하면서도 “등록금 자율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향후 10년 내 몇 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80% 이상이 '21개 이상'으로 답했다. '0개'라고 답한 총장은 한 명도 없었으며, '20개 이하'라고 응답한 총장은 16명에 불과했다. 또 △21~30개 22명 △31~40개 30명 △41~50개 10명 △51~60개 16명이었으며, '60개 이상 닫는다'는 대답도 17명이나 됐다. 일반대학 전체가 198개임을 감안하면 대학 3개 중 하나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교육부는 국토부령을 개정해 대학 내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총장들은 개정이 현실화되면 대형 식당이나 카페 등을 설치하겠다고 답했다. 대형식당, 카페 등이 4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골프 등 스포츠 시설은 31명, 데이터센터는 27명 순이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2028년 대입 개편안에 대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는 대답이 46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대학교육협의회의 설문에서 대학 총장들은 대학 재정지원이 가장 시급한 영역으로 경상운영비 지원을 들었다. 교직원 인건비, 교육시설 확충 및 개선, 시설유지관리 관리운영비 등에도 재정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지는 않지만, 재정 지원의 제약을 풀어 대학이 자율적으로 재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