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비상경영…콘텐츠·e커머스 수익성 강화

경영 키워드 '위기관리·수익강화'로 전환…위기 돌파 전면 대응
네이버, 신규 사업 추진할 시 채용 우선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
카카오,'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화…톡채널 확대로 활로 모색

네이버·카카오 비상경영…콘텐츠·e커머스 수익성 강화

네이버와 카카오가 경영 키워드를 '위기관리·수익강화'로 전환했다. 미국 빅테크발로 시작된 위기의식에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양사는 올해 콘텐츠 부문 수익률 개선, e커머스 서비스 강화, 새로운 형태 광고 도입, 챗GPT 대응 등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 특히 네이버는 생산성 향상과 조직구조 효율화를 추진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상 최대 매출 성장 속에서도 연간 영업이익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8조2000억원대로 크게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감소해 1조304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17년 이래 5년 만이다.

카카오 역시 수익성에서 다소 주춤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영업이익 58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역성장을 기록한데는 코로나19 엔데믹 기조로 인해 광고·커머스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탓이 가장 컸다. 전반적으로 사업 부문별 고른 성장을 이뤄냈으나 덩치를 키운 만큼 수익과 내실을 동시에 지켜내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네이버는 지난 3일 실적 발표와 동시에 임직원들과의 소통 자리인 '컴패니언데이'를 올해 처음 개최, 위기경영 시작을 알렸다. 이날 네이버 경영진은 구글,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의 인당 생산성을 직접 비교하며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특히 구글의 경우 직원 한명당 매출이 20억원, 메타는 18억원 수준인데 반해 네이버는 6억원정도라 평가했다. 인당 순이익의 경우 구글은 5억원, 네이버는 0.5억원으로 더 급격히 차이가 난다.

이날 네이버 경영진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채용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현재의 다양한 사업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동결하거나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데 따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오픈AI의 '챗GPT' 맞대응 차원에서 '서치GPT'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콘텐츠 부문 사업 수익률 개선과 e커머스 서비스 강화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인수한 '포시마크'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한편, '뉴클라우드'로 통합한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조직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 역시 서비스 중단에 대한 보상안 지급을 마무리 짓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전반적인 광고 시장 둔화 속에서 톡채널 확대로 활로를 모색한다. 톡채널은 비즈니스 규모에 관계없이 파트너들이 고객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연속성 있는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카카오의 광고 사업은 전체 광고주 중 1%가 매출의 70%를 견인하는 구조다. 이에 카카오는 톡채널을 강화해 중소·소상공인 광고주 비율을 확대, 현재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콘텐츠 사업의 수익성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북미 웹툰(타파스)·웹소설(래디쉬) 인수에 1조원을 넘게 쓴 카카오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비 회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최근 타파스에서 한국 작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지난해 4분기부터 타파스를 비롯해 주요 플랫폼에 순차 도입하고 있는 '3다무(3시간 기다리면 다음 유료회차 무료)' 시스템이 성장을 견인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