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알티, 반도체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 첫 국산화

'SEE 애널리시스 시스템' 개발
부피 3분의 1로 줄여 휴대성↑
이달 말 MWC서 해외 첫선

반도체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 SEE 애널리시스 시스템
반도체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 SEE 애널리시스 시스템

큐알티가 '반도체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를 개발했다. 소프트 에러는 공기 중에 있는 중성자·양성자 등으로 인해 반도체에 일시적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자동차, 우주항공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반도체 안정성 검증 필요성이 커지면서 소프트 에러 검출에 대한 수요가 늘어 기대된다.

큐알티는 반도체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 'SEE 애널리시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최근 열린 반도체 장비 전시회(세미콘코리아)에서 공개했다. 2020년 정부 국책과제로 선정돼 개발된 이 장비는 양성자 등 방사선 빔을 쏘는 가속기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큐알티 장비는 데스크톱PC 크기로 해외 중성자 가속 시설보다 부피를 3분의 1로 줄여 휴대성을 높였다. 한가지 제품만 검사할 수 있는 기존 방식과 달리 메모리·전력·초고주파 통신용 등 다양한 반도체를 평가할 수 있다. 차폐 공간에서 원격으로 전체 시스템을 제어해 중성자, 양성자, 중이온 반응을 검사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반도체 개발 업체가 요구하는 다양한 소프트 에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가 국산화된 건 처음이다. 반도체 신뢰성 강화에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 회로는 나노미터(㎚) 단위로 미세화해 이전보다 소프트 에러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또 자율주행 기능 탑재 등으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많아져 일시적 오류라 해도 탑승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자동차 기능 안전 표준인 'ISO 26262'에서 소프트 에러 인증을 중요시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대만 TSMC는 10년 전부터 소프트 에러 방지를 위한 연구에 착수했고 인텔과 AMD도 이 분야 투자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소프트 에러 검사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영부 큐알티 대표는 “해외 유명 기업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실제 현장 테스트를 완료한 상황”이라며 “2월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도 출품해 해외 고객사를 상대로 첫 선을 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큐알티는 반도체 신뢰성 검사와 분석 서비스에 주력한 곳이다. 회사는 이번 개발로 사업 영역을 장비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큐알티는 또 다른 국책과제로 '초고주파 통신용 반도체 수명 예측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온도, 전력, 전압을 극한의 수준에서 반도체 수명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이 장비는 5G 초고주파에 대응할 수 있다.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와 함께 큐알티 장비 사업의 핵심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용어설명 : 반도체 소프트 에러
공기 중에 있는 미세한 중성자나 알파 입자(헬륨 원자의 핵)가 반도체 미세 회로에 타격을 주면서 일시 오류를 일으키는 현상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반도체 회로에 0으로 기억된 데이터가 중성자 영향을 받아 1로 바뀌는 오류가 생겼다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경우다.

큐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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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