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사실상 4선 확정…경영난 中企 자구책 마련 숙제

27대 회장 단독 출마…탄탄한 입지
납품단가 연동제·가업승계 개편 성과
경제계 신년회 주최 등 위상 제고
경제 복합위기·인력난 해소 시급

[스페셜리포트]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사실상 4선 확정…경영난 中企 자구책 마련 숙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차기 선거에 단독 출마하면서 사실상 4선을 확정했다. 김 회장은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와 가업승계 개편 등 제도적 성과를 냈으며, 윤석열 정부 들어 중기중앙회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중기중앙회가 제27대 중기중앙회장 후보 등록을 마친 결과 김 회장이 단독 입후보했다. 8일부터 20일간 벽보 부착 등 선거운동이 진행되며, 오는 28일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김 회장에 대한 찬반 투표를 벌이게 된다. 김 회장이 선거인단 과반수 투표에 과반 찬성을 얻으면 오는 2027년 2월까지 4년간 중기중앙회를 이끈다.

앞서 김 회장은 2007년 2월~2015년 2월 제23·24대 중기중앙회장을 지냈다. 이후 2019년 2월 다시 출마해 현재까지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중기중앙회장 임기는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지만 중임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중기중앙회장은 729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영향력은 남다르다. 부총리급 의전을 받으며 대통령 해외 순방 등 주요 행사에도 동행한다. 중기중앙회 내에서도 부회장 임명권과 산하 회원단체 감사권도 갖는다. 중기중앙회가 최대 주주인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도 맡는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의미하는 '중통령'으로 불리는 이유다.

영향력이 큰 자리인데도 이번 선거에서 김 회장에 대적할 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단독 출마는 2011년 이후 처음이며, 직전 선거(2019년)에는 5명의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만큼 김 회장이 탄탄한 입지를 다져 다른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김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은 중소기업 14년 숙원과제인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꼽힌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제도다. 2008년 처음 도입 논의가 시작됐지만 대기업 등 반대에 부닥쳐 번번이 무산됐다. 김 회장은 정부·여당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업승계제도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기업승계 사전증여 과세특례한도를 기존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여세 과세특례는 경영자가 생전에 승계 대상 가업 주식을 사전 증여하는 제도로, 조세 부담을 줄여 원활한 가업승계를 돕는다. 또 납부유예제도도 신설됐다. 중소기업은 상속인 선택에 따라 가업상속공제 대신 상속세 납부를 유예할 수 있다. 이 역시 베이비부머 세대 기업가 은퇴가 다가오면서 중소기업계가 한목소리로 촉구하는 사안이었다.

김 회장은 임기 중 지역 협동조합 시대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말 기준 광역지자체 17곳과 기초지자체 90곳이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 지원조례를 제정함에 따라 대부분 광역 및 기초지자체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또 협동조합 이사장에 대한 양벌규정을 개선하고 입찰참가자격 제한사유를 완화하는 등 협동조합 규제 해소에도 적극 임했다.

중소기업 협동조합 성장 발판도 마련했다. 이전엔 협동조합에 중소기업법상 '중소기업자 지위'를 부여하도록 해 정부 지원을 강화했다. 또 성과공유형 공동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이 신설돼 협동조합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공동사업을 촉진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무엇보다 중기중앙회 위상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창립 60주년 중소기업인대회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행사라는 점이 상징적이다. 또 올해 초 중기중앙회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주최했다. 통상 각각 자체 신년행사를 열어온 두 단체가 공동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중기중앙회는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의 등과 경제5단체로 통하지만 대기업 중심 경제체제 하에서 입지가 좁은 게 사실이었다. 김 회장이 지난 임기 동안 대기업 경제단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여당과 원만한 관계 형성도 업적 중 하나다. 중기중앙회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취임 이후 세 차례 간담회를 여는 등 원활한 소통을 벌이고 있다.

차기 회장 임기인 향후 4년간 여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복합위기로 중소기업 경영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생사 기로에 놓인 중소기업계를 구할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 만성화하는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법제화에 성공한 납품단가 연동제 안착도 과제다. 수·위탁기업이 합의하면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이 언제든 독소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몰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발등의 불이다. 정부가 단속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1년을 뒀지만 영세사업장은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승계 시 업종 변경 제한 요건 폐지 및 연부연납 기간 확대 등 현안도 산적해 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지원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 회장은 “복합 경제위기와 미래 트렌드에 적응해 새로운 기회를 찾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면서 “과거 60년을 넘어 여러분과 중소기업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