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 '골린이 일타강사' 박하림, '그래 나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 좌절 딛고 피어난 박하림의 '골프 인생'
- 재믹스씨앤비와 협업 통해 다양한 '골프 콘텐츠' 도전
- "'레슨'은 나의 본질…아마추어 골퍼 위해 더욱 노력할 것"

사진=재믹스씨앤비
사진=재믹스씨앤비

'백돌이의 교과서' 프로골퍼 박하림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박하림 프로는 최근 프로그램 제작자와 지식재산권(IP) 전문가가 모인 재믹스씨앤비에 합류하며 새로운 '스포테이너'의 도약을 알렸다. 유튜브 골프 레슨 채널 중 독보적 1위를 기록하며 '레슨계의 일타강사'로 불리는 박하림 프로. 그는 골프 인플루언서로서 온라인 콘텐츠뿐만 아니라, TV CHOSUN '골프왕' 출연, JTBC GOLF '올댓스윙 시즌4'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얼굴을 알려 왔다. 그리고 이제 재믹스씨앤비와 손을 잡고 더욱 보폭을 넓힐 준비를 마쳤다.

◆ 박하림, 그리고 나의 골프.

어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이들과는 사뭇 다르다. 운동엔 꽤나 소질이 있었지만, 그가 클럽을 손에 쥐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또래들은 화려한 수상경력을 쌓고 있을 때, 박하림 프로는 골프와 첫 인사를 나눠야 했다.

"친구들은 한국 사람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골프를 쳐왔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비교적 늦게 골프를 시작한 거잖아요.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오는 스윙 동작들이 저에겐 커다란 숙제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그러다 결국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어요."

박하림 프로에게 다시 열정을 불어넣어 준 것은 미국이었다. 한걸음 물러나 새로운 환경에서 골프를 다시 만나게 된 것. 그리고 모든 골퍼의 꿈이자 목표인 PGA를 향해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친척 댁에서 지냈는데, 집 앞이 바로 골프장이었어요. 아무래도 분위기 차이가 좀 큰 것 같아요. 한국에서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골프를 다시 시작했고, 실력이 점차 향상되면서 재미가 붙기 시작했어요. 돌아보면 그 시절 정말 행복하게 골프와 친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시련이 다가왔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무릎의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 박하림의 골프, 그리고 손에 잡힐 듯 다가왔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큰 사고였어요. 십자인대가 거의 파열됐고, 평생 다리를 절수도 있다는 얘길 들었거든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박하림의 열정은 쉽게 식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부상이라는 독은 그의 입에 쓴 약이 됐다.

"의료용 침대에 누워있던 시간들은 운동역학이나 관절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어요. 학위나 전문 과정은 밟은 것은 아니지만, 관련 저서를 찾아보고 꾸준히 공부하면서 저만의 이론을 조금씩 만들어갔던 시기인 것 같아요."

부상을 딛고 일어선 박하림은 '레슨'에 눈을 뜨게 됐다. 골프를 비교적 늦게 시작하면서 그를 따라다녔던 '의문'과 '고민'들은 '레슨'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이정표가 되기 충분했다.

"부상을 당하고 향수병이 정말 심했어요. 아프니까 서럽다는 말이 정말 맞더라고요. 골프선수의 길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상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한번 골프에 도전한다. 부상을 이겨낸 끈질긴 재활 덕분이었다. 그리고 '골프'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한국에서 '프로'의 문을 두드린 것. 그렇게 서른이 넘어서야 당당히 '프로'라는 수식어를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일 수 있었다.

"사실 저의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골프를 향한 여러분들의 열정을 불태우시길 바라요. 저는 그 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사진=재믹스씨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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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타강사' 박하림, 그리고 '레슨'의 세계

박하림 프로는 결혼 후 세종에 터를 잡으면서 본격적인 '레슨'을 시작했다. 레슨을 위한 스튜디오를 열었고, 회원들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 단 한 타석만을 마련해 집중을 꾀했다. 그리고 그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으로 그 세계를 확장했다.

"처음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을 땐 큰 부담이 없었어요. 실제 레슨을 진행하듯 카메라와 함께 소통하면 됐거든요. 더 좋은 내용들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여러분들의 피드백들을 받으면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책임감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박하림 프로는 '박하림PRO'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골프'와 '레슨' 생각을 놓지 않았다. 작곡가나 작사가가 문득 영감을 떠올리면 메모를 하듯, 일상생활에서도 '레슨의 포인트'들이 떠오르면 휴대폰에 기록해 이를 토대로 콘텐츠를 제작해 왔다.

실제로 박하림 프로는 그동안의 노력들이 담긴 핸드폰을 살짝 보여주기도. 그의 메모장 속엔 수년 동안 쌓아온 골프 초보들이 놓치기 쉬운 레슨 포인트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키포인트'도 함께 공개했다.

"제가 하는 레슨은 프로들을 위한 게 아니에요. 이른바 '골린이'로 불리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거죠. 흔히 '조기 축구에선 손흥민처럼 하지 않고, 또 할 수도 없는데 왜 골프는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맥길로이처럼 하려고 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하기도 해요."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박 프로는 "프로들은 수없이 많은 동작을 연습했기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동작들이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다르다. 주로 성인이 되어 골프에 입문하게 되는데 프로들의 동작을 무작정 따라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고,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골프가 굉장히 보수적인 운동이라 유산처럼 내려오는 이론들이 있어요. 그래서 처음엔 '사이비'라는 얘길 듣기도 했어요.(웃음) 그런데 요즘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아요. 초보들에게 트랜지션(전환동작)을 바로 원하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골프의 동작들을 이해하고 수행하기 쉽도록 전달하는 게 제 레슨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

박 프로는 "내 레슨이 골프에 대한 진입장벽을 조금 낮추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예를 들어서 '수직낙하'가 그렇다. 아마도 팔의 수직낙하 중요성을 강조한 교습가가 거의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많은 프로들께서 수직낙하를 이해하고 또 그 이론을 통해 레슨을 하신다"라고 웃어보였다.

"유튜브를 통해 많은 피드백들을 받는데, 제가 조금 더 편안하게 골프를 접하게 만들어드린다는 부분에서 뿌듯함을 느껴요. 그리고 제가 알려드리는 부분들을 꾸준히 연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여러분들도 골프의 끊임없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실 겁니다."

사진=재믹스씨앤비
사진=재믹스씨앤비

◆ 골프 콘텐츠, 한계를 뛰어 넘자!

'유튜브'를 통해 '레슨'을 확장하면서 만난 것이 지금의 재믹스씨앤비다. 박 프로는 "아무래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협업이 무한히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시대를 맞이해 고민이 깊었다는 얘기다.

그는 "혼자 할 수 있는 콘텐츠의 한계를 뛰어 넘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골프의 즐거움을 알려드리기 위해 회사를 선택했다"면서 "조금 더 대중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좋은 분들과 회사를 만나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서 고민하다보니 한계를 만나게 됐어요. 그리고 그 고민은 레슨에 대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좋은 분들의 조력을 받고, 협업을 하고 싶습니다. 아직 말씀드리기엔 이른 단계지만 여러 콘텐츠들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박하림 프로에게 힌트를 살짝 줄 수 없는지 물었다. 그는 빙긋 웃으며 "온라인에서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을 타파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골프'라는 주제로 콘서트를 개최하고 싶다는 것. '왜 안 될까'라는 질문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풀어주는 특별한 시간을 갖고 싶단 바람이다.

박 프로의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기존에 없는 도구들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아마추어를 위한 연습도구 개발로 이어졌고, 실질적인 설계와 제작에 돌입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레슨'이라는 박하림의 본질이 있다.

"나중에 유명해지면 레슨하지 않을 거냐고 묻는 분들이 계세요. 그럼 저는 '1000억대 자산가가 되어도 레슨을 할 거다'라고 답하죠. '레슨'은 저의 본질이나 다름없어요. 여러분들께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골프를 즐기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요즘 다시 유행하고 있는 '슬램덩크'의 유명한 대사가 떠오른다.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좌절을 딛고 끝임 없이 노력하고, 또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박하림 프로. 그의 골프, 아니 그의 인생이 더욱 빛나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전자신문인터넷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