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적절한 콘텐츠 우려"…챗GPT 활용 이메일 앱 거부

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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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어린이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활용한 이메일 앱의 업데이트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메일 앱 ‘블루메일’ 개발사 블릭스가 공개한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루메일은 오픈AI의 챗GPT를 적용해 이용자의 기존 메일 내용과 캘린더에 저장된 이벤트를 토대로 이메일 작성을 자동화하는 기능을 내놨다.

블릭스가 개발한 이메일 앱 ‘블루메일’이 ‘챗GPT’를 활용한 AI 업데이트를 신청했다가 애플측에 거부됐다. 사진=앱스토어 캡처
블릭스가 개발한 이메일 앱 ‘블루메일’이 ‘챗GPT’를 활용한 AI 업데이트를 신청했다가 애플측에 거부됐다. 사진=앱스토어 캡처

그러나 애플의 앱리뷰 팀은 블루메일 측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 앱은 AI 생성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지만, 콘텐츠 필터링 기능은 갖고 있지 않다"며 업데이트 승인을 거부했다. 블루메일 측이 업데이트를 신청한 지 일주일 만이다.

그러면서 애플 앱리뷰 팀은 블루메일 측에 이용자 연령을 17세 이상으로 제한하거나 아니면 콘텐츠 필터링 기능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블루메일 앱은 4세 이상으로 사실상 전연령이 이용 가능한 앱이다.

이에 블루메일의 개발사인 블릭스 공동창업자 벤 볼락은 블루메일이 이미 콘텐츠 필터링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애플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챗GPT와 유사한 기능을 도입했다고 광고하는 다른 앱들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나이 제한 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다며 “17세 이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면 다른 앱도 그래야 한다. 공정함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오픈AI의 챗봇 기능을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이 초기 테스트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내놓거나 불안정하고 분노에 찬 반응을 보이면서 최신 AI 기술에 대한 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이처럼 생성형 AI 콘텐츠를 관리하기 위해 나이 제한을 두려는 애플의 시도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신기술이 초래할 위험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WSJ은 평가했다.

한편, 블루메일 개발사는 과거에도 애플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2019년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이 삭제 조치 당해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