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지역 디지털 전환을 이끌 '전남형 스마트시티'

이인용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이인용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제2의 중동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는 선형도시인 더라인(The Line), 수상복합산업단지인 옥사곤(Oxagon), 복합휴양단지인 트로제나(Trojena)로 구성돼 다양한 건축학적 시도나 천문학적인 건축비용 등으로 세계적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실현 여부나 구현형태를 떠나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미래도시 모습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도시 모든 에너지를 자급하고 모든 자원을 무인 자율주행으로 연결하며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도시 전체를 제어해 바이오, 로보틱스 등을 활용한 혁신적 비즈니스 공간을 구축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A.I'(2001),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등을 통해 상상했던 미래도시가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개별 기기를 떠나 도시 전체를 ICT로 연결하는 '스마트시티'는 비단 네옴시티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사는 우리가 도시라는 한정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 집약체이며, ICT를 통해 사용자(시민) '삶의 질' 개선을 도울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 공공주도의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도시(U-City) 조성을 추진했고, 2010년대 세계적 트렌드로 스마트시티가 부상하면서 정부를 중심으로 관련 정책 재편과 시범사업 등이 진행됐다. 2017년 8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의 스마트시티 선정을 시작으로 '스마트시티도시법' 개편, 2018년 '스마트시티 추진전략' 수립과 국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세종시·부산시 지정, 2019년 '제3차 스마트시티 종합계획(2019~2023)' 수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마트시티 추진 근거가 마련됐다.

아울러 기존 신도시에만 스마트시티가 적용되던 것에서 한 발 나아가 도시 성장 단계별(신규-기존-노후) 맞춤형 도시 모델링, 상용기술과 미래혁신기술의 접목, 민간투자-시민참여-정부지원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지속가능한 도시성장 패러다임으로써 현재의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라남도는 2022년 국토부 주관 지역 거점형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에 해남군 솔라시도 기업도시가 선정됐다. 해남군 스마트시티는 2024년까지 240억원 예산을 투입해 특화형 스마트 인프라와 서비스를 구축·실증해 중소도시형 스마트시티로 거듭날 계획이다.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그간의 대형사업 운영 노하우와 지역 유일 ICT·소프트웨어(SW) 거점기관으로서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해남군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주관·운영하고 있다. 특히 민간기업과 협업을 이끌어낼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를 십분 발휘해 민간사업자와 협업을 통해 교통·에너지·관광·안전·의료 등 총 5개 분야 스마트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증해 전남형 스마트시티 조성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진흥원은 심각한 수준에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소멸 도시 회생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지역산업위기 극복, 탄소중립 그린도시를 테마로 전남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표준화하고, 전남 22개 시·군의 특성과 직면한 현안에 따른 특화된 스마트 솔루션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 조성을 확산해 나아가고자 한다. 전남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통해 지역 산업 디지털 전환과 일자리 창출, 도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인용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iylee@jc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