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00단 낸드 개발 가속…"적층 한계 돌파"

1Tb 용량 최대·쓰기 속도 최고
내년 이후 양산 전망

SK하이닉스 지난해 8월 개발한 238단 512Gb TLC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지난해 8월 개발한 238단 512Gb TLC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가 300단 이상 초고적층 낸드플래시 개발에 다가섰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다. 적층 수가 많을수록 용량이 커진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300단 이상 적층한 1테라비트(Tb) 낸드플래시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ISSCC는 초대형집적회로(VLSI)학회, 국제전자소자회의(IEDM)와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학회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하나의 셀에 3비트(bit) 데이터를 쓸 수 있는 TLC(Triple level cell) 방식으로 1Tb를 개발 중이며, 초당 194메가바이트(MB)의 쓰기 속도를 구현하는데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1Tb는 TLC 낸드 중 업계 최고 용량이다. 쓰기 속도도 최고 수준이다. 2021년 삼성전자가 ISSCC에서 발표한 TLC 방식 낸드 쓰기의 속도(184MB/S)보다 빨라진 것으로, 최종 상용화가 되면 상당한 기술적 진보가 예상된다.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이기 때문에 저장공간(용량)이 중요하다. 한정된 면적 안에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담는 것이 기술력이다.

이에 낸드플래시 업계에서는 반도체 셀을 쌓아 용량을 늘리는 '적층'이 중요 기술로 떠올랐는데 SK하이닉스는 배터리 셀을 300층 이상 쌓아 대용량을 구현하는 데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개발 사실을 공개했거나 양산한다고 밝힌 낸드플래시는 200단대가 가장 높았다. 낸드플래시 1위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부터 양산한 1Tb 8세대 V낸드 양산도 236단이다.

메모리별 장단점 비교(자료: SK하이닉스)
메모리별 장단점 비교(자료: SK하이닉스)

낸드는 단수를 늘릴수록 수직으로 연결하는 구멍(홀)을 깊게 뚫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각 층의 두께를 얇게 하는 과정에서 저항이 증가하는 점도 난관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비트 저장 밀도를 높이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인텔은 이번 학회에서 한 셀에 5bit를 담는 PLC(Penta Level Cell) 기반 192단 낸드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TLC 방식을 활용하면서 기존의 적층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5가지 기술을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TLC 제품에 가장 적합한 밀도와 쓰기 처리량을 연구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238단 512Gb 낸드를 개발하고, 올해 238단 낸드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300단 낸드는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내년 이후 양산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낸드 개발 연혁>

(자료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300단 낸드 개발 가속…"적층 한계 돌파"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