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시장이 혹한기다. 지난해 제2 벤처 붐이라고 환호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1년여 만에 정반대 상황이 됐다.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분쟁, 글로벌 경기 침체 등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넘쳐난다. 그 결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신규 벤처투자액은 2579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의 1조6406억원 대비 80%나 급감했다.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따라 신규 투자를 멈추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본격화된 투자 위축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세계적인 벤처투자 위축세를 한국만 독자적으로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만의 독창적인 제도와 대책이 있는 만큼 충격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선제적으로 출자하는 모태펀드다. 투자가 필요한 곳에 정부가 먼저 출자하고 이어서 민간이 함께 투자하는 모태펀드는 우리만의 강점이다. 정부 예산으로 투자하지만 회수율이 높아 소멸하는 예산도 아니다. 투자 이후 회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용 창출, 생산 확대 등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안타까운 것은 올해 모태펀드 출자 예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민간 출자 마중물이 될 모태펀드 예산이 감소한 것은 가뜩이나 부정적인 시장에 왜곡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한 예산 확대 기회는 있다. 이제라도 벤처투자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하면 추경을 통해서라도 출자를 확대해야 한다. 최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민간 주도로 전환을 추진하며 모태펀드 등 공적 자금 투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벤처투자 추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한 분석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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