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물원서 훔친 악어알 부화·20년간 키운 女, 경범죄로 기소

미국 텍사스주의 한 여성이 20년 전 동물원에서 훔친 악어알을 부화시켜 집 뒷마당에서 기르다 적발됐다.

텍사스 공원·야생동물부 산하 사냥감시국(Texas Game Wardens)은 최근 악어를 키운 여성이 경범죄에 해당하는 악어알 불법 소지 혐의와 허가 없이 악어를 데리고 있었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각 혐의에는 최대 500달러(약 65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사냥감시국은 6일(이하 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동물원 직원들이 대형 악어를 옮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2.4m 길이에 달하는 이 악어가 서식처를 옮기게 된 사연은 텍사스 중남부에 있는 '애니멀 월드 앤드 스네이크 팜 동물원'의 페이스북에 지난 4일 소개됐다.

동물원이 게시한 동영상 내용에 따르면 20여년 전 이 동물원의 자원봉사자로 일한 여성이 악어알을 옷 주머니에 넣어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악어는 동물원에서 약 80㎞(50마일) 떨어진 여성의 자택 뒷마당에서 불법으로 사육됐다.

사냥감시국 관계자는 "여성은 악어를 잘 돌보았고, 악어는 이곳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그 누구도 악어를 애완동물로 키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텍사스 공원·야생동물부는 최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 여성이 사육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악어를 대신 맡아줄 곳을 물색했다.

동물원 직원은 "엄밀히 따져 우리가 이 악어의 주인이 맞다"며 "악어는 여기에서 여생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