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VB 이어 시그니처은행도 폐쇄…예치금 116조원 규모

시그니처은행. 사진=구글지도
시그니처은행. 사진=구글지도

미국 뉴욕주 금융당국이 미국 암호화폐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에 폐쇄 조처를 내렸다. 실리콘밸리뱅크(SVB)가 파산한지 불과 사흘만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규제당국 금융서비스부(DFS)는 이날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시그니처은행은 지난주 청산을 선언한 실버게이트와 함께 미국의 암호화폐 전문 주요 은행 두 곳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총 자산은 약 1104억 달러(약 145조원), 총 예금은 885억 9000만 달러(약 116조원)에 달한다.

특이 이번 폐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폐쇄한지 불과 사흘만에 나왔다. 앞서 지난 8일 실버게이트가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 우려 끝에 청산한데 이어 SVB까지 파산하자 충격이 시그니처은행까지 전염된 모습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SVB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으며, 모든 예금주는 13일부터 예금 전액에 접근할 수 있다.

재무부는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TFP)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내놓는 은행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다.

이번 금융당국의 폐쇄 조처는 부실 은행들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려는 의도이지만, 금융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