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협력 주도 '전경련' 제자리 찾을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재계 총수들의 교류를 주도하면서 위상을 회복하고 제 역할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표지석. [자료:전자신문DB]
전국경제인연합회 표지석. [자료:전자신문DB]

전경련은 17일 일본 도쿄에서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을 개최한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게이단렌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BRT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멤버도 참석한다.

4대 그룹은 앞서 2016년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회원사에서 탈퇴했지만 전경련이 별도로 BRT 참석을 요청해 참여하기로 했다. 4대 그룹이 전경련 탈퇴 이후 '거리두기'를 해오다 이번에 전향적으로 행사에 참석함에 따라 양측이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경련은 국내 민간단체 가운데 최고 수준의 일본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 중인 정부 움직임에 맞춰 민간 영역에서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재계에서는 한일 경제협력 성과가 전경련이 제자리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전경련이 현재 추진 중인 차기 회장 인선과 조직 쇄신, 4대 그룹 재가입 등이 이뤄져야 한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4대 그룹 재가입 추진 관련 “국민에게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든 이후 권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경련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1961년 일본 게이단렌을 모델로 삼아 만든 단체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출범 초기부터 양국 경제계 간 협력을 다져왔다. 1982년부터는 매년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하며 관계를 공고히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7월 3년 만에 서울에서 대면 회의를 열고, 양국 경제계가 나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