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65〉데이터센터 경쟁력, 에너지효율성이 좌우한다

[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65〉데이터센터 경쟁력, 에너지효율성이 좌우한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활용도가 급증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영역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회사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기업마저 급격히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 향후에는 데이터 기반 경제가 전방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내외적으로 크게 대두되는 문제점 중 하나가 데이터센터의 전기사용량이다.

최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 평가 지표인 PUE(전력사용효율성)는 전 세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PUE는 데이터센터 연간 실사용 전력량을 필요 전력량으로 나눠 계산한다. PUE가 1에 가까울수록 좋은 에너지효율을 가진 데이터센터다.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6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PUE는 더 낮은 편이다. 구글의 경우 평균 PUE가 1.10,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전 세계 데이터센터 평균 실 PUE는 1.1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데이터센터 평균 PUE는 2.3수준에 머물러 있다.

데이터센터가 이처럼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냉각 과정에서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기본적으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 컴퓨팅 장비의 전력소비가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컴퓨팅 장비 냉각에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데이터센터 에너지비용의 50%가 냉각 비용이란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관련 기업들은 냉각 과정에서 유발되는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대표적으로 북유럽 국가에 데이터 센터가 많은 이유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스웨덴의 반호프 데이터센터 파이오넨, 노르웨이 그린 마운틴 데이터센터, NGD 데이터센터, 디지털 리얼티 데이터센터 등이 북유럽의 북극권 기후를 활용해 냉각 비용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 기후 환경을 이용한 전력 사용량 절감만으로는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이 단순히 전산처리 능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절감 능력에 좌우된다고 평가한다.

이를 위해 전력소비를 절감하기 위한 기본적 전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다. 인텔, AMD 등이 지속적으로 칩당 전력 소비량을 줄이고 있고,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뿐만 아니라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 컴퓨팅 장비의 전력소비량을 기술적으로 절감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전기료 절감을 시도하기도 한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통제하여 PUE를 10% 이상 개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최근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에 한국전력이 전기 공급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마련됐다. 소비자와 기업이 원하면, 대가를 지불하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던 전기를 이제 더 이상 맘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전력이 전기공급에 대한 거부 행사를 고민하게 된 배경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사용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집중도는 2029년에는 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47개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1762㎿이며,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732개, 4만9397㎿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성을 단순히 정부 차원의 규제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관련 기업들의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