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아이패드·맥북용 8세대 OLED 수평 증착 유력 검토

삼성디스플레이, 아이패드·맥북용 8세대 OLED 수평 증착 유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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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준비 중인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물을 수평으로 증착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수직 증착을 준비해왔으나 기술적 이슈와 고객사 문제로 수평 증착으로 선회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OLED 라인에 수평 증착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력 장비사인 일본 캐논토키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착'은 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서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공정이다. 주전자에 물을 끓일 때 수증기가 뚜껑에 이슬로 맺히는 것처럼, 증착은 진공 상태에서 유기 재료를 가열해 패널 기판에 부착하는 것이다. 이 유기물들은 디스플레이의 핵심인 화소(픽셀)가 되기 때문에 증착이 중요 공정으로 꼽히고, 불순물 없이 균일하게 유기물을 부착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증착 공정으로 수직 증착을 추진해왔다. 일본 알박과 8세대 수직 증착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했다. 그러나 기술적 이슈 때문에 수직 증착에서 수평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수직 증착은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세워야 하는데 8세대는 사이즈가 크니까 중력 때문에 휘어지는 문제가 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FMM은 작은 구멍이 난 얇은 철판 같은 부품이다. FMM 구멍으로 유기물이 통과, 기판에 안착한다. OLED 증착하는, 쉽게 말해 화소를 만드는 데 필수인 부품이다.

디스플레이에서 세대는 크기를 뜻한다. 4세대, 5세대, 6세대 등 숫자가 높을수록 디스플레이 유리기판(원장)의 크기도 커진다.

OLED는 지금까지 6세대가 최대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이나 모니터 등에 들어갈 중형 OLED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8세대를 준비했다.

6세대에서 8세대로 진화하면 원장도 커지고 FMM도 이에 맞게 전보다 커져야 한다. 그런데 수직으로 FMM을 세우는 경우 휘어짐이 발생, 양산 적용이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도 이 부분을 우려해 수직 증착에 부정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FMM이 휘어지면 유기물 증착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OLED 패널 품질 이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삼성의 8세대 OLED 패널을 구매하려던 고객사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설명이다. 이 고객사는 애플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직 증착은 FMM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증착 과정에서 유기물이 FMM을 타고 흐르고, 아래로 흘렀을 때 입자 뭉침 현상 등으로 구멍이 막힐 수 있다”면서 “FMM 구멍이 막히면 불량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이패드·맥북용 8세대 OLED 수평 증착 유력 검토

8세대 증착도 처음이지만 수직 증착은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이어서 관심이 높았다. 그동안 OLED는 수평 증착이 표준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평 증착을 준비하면서도 수직 증착을 추진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높은 관심을 모았는데, 생산 안정성에서 수평 증착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8세대 OLED는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 제품을 겨냥한 것이다. 스마트폰이 LCD에서 OLED로 바뀐 것처럼, 노트북과 모니터 화면도 OLED로 바꾸기 위해 기술 개발 및 투자를 준비했다. 특히 삼성 8세대 OLED는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캐논토키 증착기 구매를 추진 중이다. 양사 간 최종 가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캐논토키 8세대 증착 장비를 구매할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가 우선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LG디스플레이는 시황 악화로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다. 캐논토키 증착 장비는 한 대 가격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생산 수량이 한정돼 이어 누가 먼저 도입하느냐에 따라 경쟁 우위가 갈릴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캐논토키 외 다른 증착장비로 8세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착은 진공 상태에서 유기물과 금속 증기를 증발시켜서 패널 기판 표면에 부착하는 과정이다. (그림=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증착은 진공 상태에서 유기물과 금속 증기를 증발시켜서 패널 기판 표면에 부착하는 과정이다. (그림=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