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디스플레이 산업 탈환을 위한 전략이 가동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음 달 초 이를 공식화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학계, 업계 등이 대거 참석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음 달 초 디스플레이 초격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한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OLED 시장 1위 기업이다. 중국 시장 진입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삼성은 LCD 사업에서 철수하고 OLED를 육성했다.
그러나 OLED가 LCD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중소형 제품은 OLED가 잠식했지만 TV·모니터와 같은 중대형 패널 분야에서는 여전히 LCD가 강세를 띠고 있다.
중국은 LCD를 석권, 한국을 제치고 디스플레이 시장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을 포함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로서는 OLED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새로운 기술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은 이에 따라 OLED를 노트북과 모니터, 나아가 TV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4월 초 이를 구체화하는 투자 계획과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대형 OLED 제조를 위한 8세대 투자를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제조 공정의 핵심인 증착 기술까지 선정했다.
또 초격차 기술 확보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1인치 안팎의 작은 크기에 초고해상도를 구현한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등 확장현실(XR) 기기에 활용이 예상돼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공정 기술이 필수여서 삼성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신설했다.
삼성이 정부 고위 관계자와 지자체·학계·산업계를 초청한 가운데 투자를 공식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건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의지를 대외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도 6대 첨단산업 육성 전략에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만큼 선도 기업으로서 중국의 추격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재편 등 도전받고 있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충남에 구축하겠다고 밝힌 '디지털 종합 클러스터'에 대한 세부 방안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참석도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자회사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초 삼성디스플레이를 찾아 “끊임없는 혁신과 선제 투자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기르자”고 강조한 바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