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의 경기만큼 짜릿한 나이키 성공 신화...영화 '에어'

영화 '에어' 포스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에어' 포스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1984년, 업계 꼴찌에 머물렀던 나이키가 NBA 신예 마이클 조던을 영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결과를 알고 봤음에도 뻔하지 않고 여전히 흥미롭다.

전설적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은 현재까지 '에어 조던'으로만 연간 4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우리 돈 51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선수로서의 활약 또한 눈부셨지만, 그가 스포츠에 관심없는 대중에게까지 '조던'이라는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나이키 '에어 조던'의 엄청난 성공 덕이다.

1980년대만 해도 나이키는 컨버스와 아디다스에 밀린 업계 꼴찌였으며, 농구화는 특히나 저조한 수익을 보이며 생산 중단 위기 한가운데 있었다. 영화는 인기 선수들이 모두 등한시했던 나이키가 어떻게 당대 가장 떠오르는 신예 농구선수 조던을 영입하게 됐는지를 그린다.

영화 '에어'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에어'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는 속도감있게 전개되면서도 스포츠 경기에 관심없는 관객, 1980년대 기억이 없는 어린 관객까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당대 분위기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에어'는 '에어 조던'의 주인공인 마이클 조던에 집중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조던의 활약을 보기 위해서 극장에 들어섰다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 조던'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고군분투한 게임체인저들을 조명하며 이들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주인공인 나이키의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를 연기한 맷 데이먼의 연기는 영화 내내 강약을 조절하며 관객을 집중시킨다. 이번 영화의 감독이자 배우로 활약한 벤 에플렉은 배트맨에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날렵해진 몸으로 등장해 나이키의 최고경영자(CEO) '필 나이트'를 완벽 소화해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마이클 조던의 어머니인 '델로리스 조던' 역의 비올라 데이비스의 활약이 눈부시다. 실제 마이클 조던이 자신의 어머니 역할에 적극 추천한 배우이기도 하다. 데이비스는 이러한 마이클 조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아들에 대한 확신과 진취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만, 작품 속의 마이클 조던은 얼굴이 가려지거나 뒷 모습만으로만 등장하는데 조던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실망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에 벤 애플렉 감독은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전설의 인물 마이클 조던이 다른 인물이 연기한 캐릭터로 그려지게 되면 관객들의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마이클 조던은 관객들이 상상하는 이미지 그대로 남겨두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세기의 아이콘 나이키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를 그린 영화 '에어'는 오는 4월 5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러닝타임 112분. 15세 이상 관람가.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