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조소행 농협상호금융 대표 "100년 농협 달성, 디지털 혁신에 달렸죠"

조소행 농협상호금융 대표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조소행 농협상호금융 대표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농협상호금융은 농업 전문 금융기관으로서 농·축협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농촌 지역에 저리로 제도금융자금을 공급, 농업인 실익을 증진하기 위해 1969년 시작한 지역 농·축협 금융사업이다. 영농자금 같은 정책대출을 취급해 농업인과 서민을 위한 금융지원에 지속 공헌해왔다.

수익은 배당금, 복지사업 등의 형태로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환원해 농민과 서민에게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조합 여유자금을 운용하는데 농·축협 상환준비금 등 여유자금을 상호금융특별회계에 예치하면 이를 운영해서 발생한 수익으로 조합에 예치금이자를 지급한다.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내건 농협중앙회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농협상호금융은 올해 대대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농협상호금융의 디지털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콕뱅크'가 1000만명 고객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시중은행 앱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뱅킹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특별인터뷰]조소행 농협상호금융 대표 "100년 농협 달성, 디지털 혁신에 달렸죠"

대담=길재식 전자신문 디지털금융부 부국장

-농협상호금융을 생소해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을 것 같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3월 2일 '경제'와 '금융'의 두 개 지주사로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중앙회, 농협경제지주회사, 농협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됐다. 우리나라 농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경제·신용 사업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여 글로벌 농협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농협상호금융은 농·축협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NH농협은행과 다르다. 전국 농·축협 금융업무를 지도·지원하고 있으며 조합 여유자금을 운용해 농업인 실익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금융기관 최초로 여수신 750조원을 돌파했다. 상호금융특별회계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 연속 5000억원 예치금 이자를 추가 정산해 농업인을 위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3월 3일 기준 현재 전국 농·축협은 1112개다. 농업인을 위한 특화 금융서비스를 지속 강화해 농업인과 서민 자산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풍부한 지역 거점을 기반으로 일반 시중은행 대비 강점이 있을 것 같다.

▲농협상호금융의 가장 큰 강점은 지역 기반 협동조합이라는 점이다. 지역사회에 기반한 협동조합으로서 국내금융기관 중 최대 영업점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대표 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9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총 점포수를 합치면 4129개소인데 농협상호금융은 4860개소를 보유했다. 전국에 걸쳐 가장 강력한 지역 네트워크를 보유한 셈이다.

시중은행은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점포를 꾸준히 통폐합하고 있다. 이에 비해 농·축협은 지역 기반 금융기관이라는 강점을 살리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영업점을 기반으로 각 지역민에게 최상의 금융서비스와 소통 공간을 제공한다.

이런 강력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농협 상호금융은 작년 말 기준 예수금 411조원, 대출금 336조원을 돌파해 금융자산 750조원 규모 국내 최대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이는 지난 1969년 상호금융 업무를 시작한 후 53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역주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지역금융센터로 농협상호금융이 자리잡았다고 자부한다.

-강력한 전국 인프라 기반으로 금융 공공재 역할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농협상호금융은 금융기관으로서 수익을 창출하고 시중은행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기관이지만 경제적 약자가 뭉쳐 형성된 협동조합이다. 다른 금융사와 설립 취지부터 다르다 보니 조합과 사회가 함께 과실을 나누는 사회공유가치창출을 하고 있다.

농협상호금융은 본연의 목적인 농업인과 서민 지원 외에 사회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농업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리 영농자금대출인 '새출발 농촌희망 저금리대출'을 선보였다. 농업인에게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농업인·조합원 우대적금'을 선보여 농업인의 금융 실익을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금리상한형 대출상품도 출시해 금리상승기 고객 부담을 줄이고 '탄소제로(Zero)챌린지적금' 등 특화상품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제2금융권 중 처음으로 콕뱅크 앱에서 타행 이체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농업인과 고객을 위한 금융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아이디어 사업을 도입해 작년부터 새로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6월 디지털 교육 전담인력 'NH디지털매니저'를 총 10명 규모로 전국 8개 도에 배치했다.

NH디지털매니저는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스마트폰 이용방법 교육,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콕뱅크 앱 이용법 교육 등을 실시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별로 인력을 선발했고 농·축협 현장에 다니면서 어르신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 시행 1년이 안 됐지만 현장 호응이 좋다. 하지만 지방에 근무해야 하는 점 등 때문에 넉넉한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게 문제다. NH디지털매니저들이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더 지원하려고 한다. 향후 시 단위로 범위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특별인터뷰]조소행 농협상호금융 대표 "100년 농협 달성, 디지털 혁신에 달렸죠"

-금융시장은 디지털 전환과 혁신이 핵심 성장전략이 됐다. 상호금융은 어떤 디지털 전략을 갖고 있나.

▲'함께하는 100년 농협' 일환으로 상호금융도 올해부터 디지털 혁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우선 농·축협에 특화한 모바일 종합 플랫폼 NH콕뱅크는 종합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간편인증을 도입한 조회·송금·결제 서비스, 영농정보, 조합원 이용 실적 제공 서비스 '콕팜', 생활·제휴 서비스 채널 '콕세상', 개인형 맞춤 서비스 제공 '콕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종합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 생활 등 비금융 부문에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지난 1월 기준 콕뱅크 가입고객이 1000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래 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디지털 신기술을 적극 활용한 융복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영농철 바쁜 조합원을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태블릿브랜치', 종이없는 창구를 위한 페이퍼리스 도입, 생체정보 본인확인 인증서비스 'NH내손으로' 등 상호금융 환경에 맞는 디지털 신사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디지털화에 맞춰 대고객 디지털 서비스를 더욱 유연하고 경쟁력 있게 제공하기 위해 차세대 디지털금융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상호금융 인프라를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고객 접근성을 높여 어르신이 더 쉽고 친근하게 모바일뱅킹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농촌·고령 이미지가 강한 농협이 MZ세대까지 사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기존 농협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사용자환경·경험(UI·UX)을 고도화하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상호금융만의 장점을 살려볼 계획이다.

이 외에 고객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생체인증시스템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전략으로 상호금융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고객에게 더욱 편리하고 신뢰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우수한 기술을 가진 파트너사에는 동반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콕뱅크 1000만 가입자 달성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콕뱅크 고도화 전략은.

▲NH콕뱅크는 2016년 7월 선보였고 올해 1월 가입고객 1000만명을 달성했다. 이는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이 된 디지털 시대에 콕뱅크가 금융앱으로서 우수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종합생활금융플랫폼으로서 사업영역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협 대표 디지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농협상호금융이 어느 금융기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디지털 마케팅 자산을 보유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상호금융은 금융업 내 디지털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물론 농협상호금융 미래 산업을 위해 콕뱅크를 지속 성장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오는 2030년 가입고객 2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디지털 유니버셜 플랫폼'으로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 콕뱅크 가입 고객을 꾸준히 확대하는 것은 물론 시중은행과도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나가려고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농민과 농·축협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해 플랫폼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콕팜' 서비스를 확대 개편해 조합원 맞춤형 서비스와 영농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 콕뱅크가 금융, 경제, 교육지원 등 농·축협 사업지원 채널로 활용되도록 고도화할 예정이다.

실이용 고객 확대를 위해 금융서비스를 지속 개선하고 접근성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제휴서비스를 확대하고 이용을 활성화해 종합생활금융플랫폼 위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디지털혁신을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익히도록 임직원 대상 수준별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특별인터뷰]조소행 농협상호금융 대표 "100년 농협 달성, 디지털 혁신에 달렸죠"

-마이데이터 사업 고도화도 콕뱅크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농협상호금융은 2021년 12월 상호금융업계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됐다. 농업협동조합 정체성에 맞게끔 농업·농촌에 특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공익성 측면에서 타 금융사와 차별화한 농업·농촌 특화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농·축협 조합원 전용 서비스 '마이농가'는 영농일지 작성, 농기계 임대, 정책자금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연계해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필요한 영농 금융 가이드와 농지추천 등을 제공하는 '귀농귀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 안정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 감독기관 규정에 맞춰 지속적으로 금융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활용한 양질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데이터를 정교화하면서 공공마이데이터 도입, 상품추천 고도화, 헬스케어, 구독서비스 등 꾸준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소행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조소행 농협상호금융대표는 1990년 농협에 입사해 홍성군지부장,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장, 충남농협지역본부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3월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선출된 후 농·축협 여수신업무 리스크 관리와 디지털 혁신 사업을 두 가지 큰 축으로 삼고 있다.

1990년 농협중앙회 입사한 후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PC를 이용해 업무를 하는 등 디지털 분야와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선호하고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고민한다. 종이없는 보고를 독려하면서 페이퍼리스 조직문화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정리=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