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혁신 신약개발을 위한 포스트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에 거는 기대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부회장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부회장

바이오헬스는 4차 산업혁명을 최일선에서 선도하는 미래 유망산업이다.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에서는 근본적 치료와 예방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한 신개념 치료, 예방을 위한 접근까지 시장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혁신 신약 개발 패러다임이 대전환되면서 유전체 정보, 의료기록 등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밀의학의 가능성이 짙어지는 것은 물론 개인맞춤형 건강관리가 실현되고 있다. 질병의 진단·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디지털치료제 개발도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AI 활용 증가로 신생기업 창업과 기업 파트너링이 증대되면서 ICT 대기업과 헬스케어 기업 인수합병(M&A)도 날로 증가한다.

그러나 환자·의료기관·허가당국 등 핵심 이해 그룹의 근본 치료 대안 마련과 의료 접근성 및 경제성 강화 요구가 거세지고, 연구개발(R&D) 투자 증가 등 혁신 생산성 저하 문제가 지속되면서 산·학·연 벤처 스타트업 간 기술이전·라이선싱·공동연구·투자 등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은 산업생산성 제고는 물론 글로벌 성과 창출의 필요충분조건이 됐다.

그동안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분야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은 주로 대학, 연구기관, 벤처 등 개별 혁신 주체와의 공동 연구, 기술 이전 및 라이선싱,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투자가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원천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특정 기술 및 질환에 특화된 바이오스타트업 창업이 연평균 300건에 이르면서 포스트 오픈이노베이션 모델로 스타트업과 기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벤처투자자본 간 역할 분담을 통한 글로벌 성장 모델이 필요하게 됐다.

혁신 신약 개발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은 바이오벤처·스타트업과의 투자 및 R&D 공조 등을 중심으로 분업모델, 기업분할, 지분투자, M&A, 전문 액셀러레이터 활동 및 기술창업 투자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바이오스타트업의 경우 우수 연구 성과에 대한 다각적 검증을 통한 사업성 확인이 필요하며,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시장으로 연결되기 위해 자본·개발노하우·기업운영경험·시장경험 부족이라는 취약점을 보완하며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기존 산업과 호흡할 수 있는 성장 프레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공급자 중심형 바이오스타트업이 안고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신약 개발 기업의 혁신 수요에 실질적으로 부합해야 한다. 또 신약 개발 기업이 미래 유망 기술 분야의 혁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기존 산업과 스타트업 간 역할 분담형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기술·플랫폼 발굴부터 IP 전략 수립, 기술성 및 사업성 검증,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단계까지의 전 주기적 파트너십 구축, 투자 유치 및 재무 전략 수립, 출구 전략 수립 등 창업 및 성장 지원을 위한 한국형 창업모델 구축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우리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혁신 신약 개발 투자 유치 실패로 기업 구조 개편에 실패하고 글로벌 기업의 꿈도 접어야 할 것이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민간 주도의 한국형 창업모델 구축을 위해 지난달 기업, 투자기관, 기술지주회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등 창업지원기관, 창업전문회사 등이 참여하는 '바이오헬스투자협의체'라는 포스트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발족했다.

우리 제약바이오업계가 바이오헬스투자협의체 발족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계묘년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체계적이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산학연·벤처·스타트업·투자기관 간의 역할 분담형 투자와 제휴 환경이 민간 주도로 확장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부회장 jcyeo@kdr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