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설화 악재에 리더십 시험대

국민의힘 지도부가 출범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단 말실수로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당 지지율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앞으로 매사에 자중하겠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날 사과는 김 최고위원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보수단체인 '북미자유수호연합' 주최 초청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우파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말한 것이 배경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이 일자 김기현 당대표는 28일 SNS를 통해 “우리당은 이제 겨우 체제를 정상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김 최고의원은 지난 12일에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서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게재하는 건 불가능하다”라는 발언을 했던 터라, 이번 실언에 대한 당내 성토는 계속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 최고의원의 '제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SNS에서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당에 해악이나 끼치는 천방지축 행동을 방치하게 되면 당의 기강은 무너지고 당의 지지율은 더욱더 폭락하게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일정상회담 직후 일본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과 징병 강제성을 희석하고, 독도를 일본 영토로 왜곡한 교과서를 통과시킨 것도 악재다. 국민의힘은 일본의 행태를 규탄하면서 이번 정상회담과의 연관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야권의 정부와 여당을 향한 '친일 퍼주기 외교' 공세는 더 커질 전망이다.

당 지지율도 계속 하락하며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당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29일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6.0%, 민주당은 41.1%이 지지율을 기록했다. 직전 조사(3월 2주차) 대비 민주당은 5.5%포인트(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3.7%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