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알뜰폰 진입 노리는 금융권에 중소알뜰폰사업자 반발...소비자는 '만족도 ↑'

KB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이 한 차례 혁신금융서비스 연장 끝에 30일 정식 사업 승인 인가를 앞뒀다. 그 사이 토스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알뜰폰 사업자와 손잡고 관련 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금융사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 활용도가 가장 높은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뜰폰 사업의 새로운 비금융 융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국민은행이 리브모바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것은 금융데이터 외에 직접 통신 데이터를 확보해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여간 국민은행은 리브모바일과 연계한 금융상품으로 추가 혜택을 제공하거나 KB국민인증서를 리브모바일에 적용해 사용자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리브모바일에서 발생하는 통신요금 납부 등 다양한 통신 관련 데이터를 마이데이터와 연계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데이터 분석 등으로 더 정밀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은행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알뜰폰 사업을 정식 부수업무로 지정하면 추후 금융사들의 통신시장 진입이 빨라질 전망이다.

토스의 경우 중소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고 토스모바일을 설립해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다. 금융권에서 두 번째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사례다. 지난 1월 30일 요금제를 첫 공개한 후 사전 신청에 약 17만명이 몰려 화제가 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알뜰폰 관련 사업자와 제휴해 자사 고객과 알뜰폰을 연계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7월부터 KT망을 사용하는 4개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해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 사업자인 고고팩토리와 손잡고 하나카드 결제 출금, 하나은행 첫 거래 사용자 등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알뜰폰 시장 성장 가능성과 금융 간 시너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51% 점유를 차지하고 있어 아직 제대로 된 시장 경쟁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중심으로 대형 금융기관이 자본력을 무기삼아 원가 이하 요금제를 제공하는 등 무리한 요금제 인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은행이 망 도매대가 이하 요금제를 출시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하며 알뜰폰 시장 50% 이상 점유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등 기존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리브모바일 요금은 통신3사 자회사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중간 수준이며 중소 사업자와 가격 경쟁을 하지 않고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KMDA 주장처럼 도매대가 이상으로 리브모바일 가격을 제한한다면 통신3사 자회사 과점체제는 심화하고 소비자 혜택은 줄어드는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