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 아카이브, 죽은아내도 살려낸 AI...어디까지 사용해야 하나

아카이브 포스터
아카이브 포스터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 줄스를 잃은 천재 인공지능(AI) 엔지니어 조지는 죄책감과 고통에 시달린다. 조지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기억저장소 아카이브를 통해 아내를 AI로 되살리기로 한다. 줄리의 의식을 아카이브에 저장하는 데 성공한다. 아카이브에는 죽은 사람의 의식과 기억이 보관돼 대화를 나눌 수도 있지만, 작동 기간은 단 200시간 뿐이다. 조지는 보다 큰 계획을 세운다. 진화된 AI 딥러닝 로봇 ‘J3’에 줄스의 의식을 이식해 아내를 AI 로봇으로 되살려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J3는 이미 개발된 J1, J2는 J3와 여러 에피소드를 겪게 되고, 영화 후반부에는 반전의 결말이 드러난다.

영화 아카이브는 AI를 통해 그리워하는 사람을 살려내려 한 이야기다. 영화에는 AI가 사람인지, 사람이 AI로봇인지 혼돈스런 대목들이 나온다. 사람의 의식을 클라우드에 저장한다는 건 영화적 상상이지만, 실제 AI의 영향력은 영화와도 유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국 여성 인플루언서 카린 마저리는 GPT-4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술로 자신을 복제한 가상 여자친구 ‘카린 AI’ 서비스를 내놓으며 화제가 됐다. . 팬들은 1분당 1달러(약 1300원)을 내면 카린AI와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AI가 연설문과 소설을 작성해주고, 코딩 정합성을 검증해준다. 친밀함, 비즈니스용 격식 등 요구하는대로 이메일을 영작해주는가 하면 추론을 시작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감성형 AI’가 등장했다.

AI의 편리함과 동시에 AI가 교묘하게 사람을 속이거나,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발 하라리와 일론 머스크는 AI 개발을 6개월 만이라도 멈추자고 제안해 화제가 됐다. 인류가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AI를 활용해야 하는지 세계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화제가 됐다. 올트먼은 “생성형 AI가 허위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어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AI 차원이 다른 영향이 시작될 것이므로 규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트먼은 AI 표준 규격과 AI 정치 활용 등을 감시할 독립기구 신설 등을 제안했다.

한국 정부도 디지털 신질서 수립방안 등을 통해 AI·디지털기술의 사용 원칙 등을 규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세계시장에 AI·디지털 기술 활용과 관련해 설득력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