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망 이용대가 입법 다시 속도내야

Server racks in computer network security server room data center, 3d rendering. Computer digital drawing.
Server racks in computer network security server room data center, 3d rendering. Computer digital drawing.

통신사와 빅테크 기업간 공정한 망 이용대가에 대한 이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GSMA는 유럽연합(EU)에 통신사와 빅테크간 협상이 가능하도록 제3자 중재제도 도입을 요청했다.GSMA 차원 공정한 망 이용대가를 위한 구체적 제도 개선 건의 방안이다.

핵심은 통신사와 빅테크간 협상을 의무화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당장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의 수용 여부 등을 감안하면, GSMA 제안이 관철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글로벌 화두로 부상한 공정한 망 이용대가 논란을 해소할 새로운 해법 제시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U가 망 이용대가 이슈의 공론장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U의 활발한 행보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망 이용대가 관련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발의된 법률안은 오랫동안 표류하고 있다. 공정한 망 이용대가 입법과 관련해선 국회가 제 기능을 잃은 지 한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도 적극 대응보다는 분위기를 관망하는 쪽에 가깝다.

여당도, 야당도 법률안 발의 당시 의지와 의욕을 잃은 듯 하다.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자칫 EU가 공정한 망 이용대가 헤게모니를 선점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세계가 주목하는, 공정한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준거이자 레퍼런스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공정한 망 이용대가에 대한 새로운 규칙과 질서 정립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가 기왕에 발의한 법률안에 대해 머리 맞대고 논의를 재개할 필요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