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투자업계가 속속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은 물론 인도·동남아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 유망 기업을 초기에 발굴하기 위해서다. 성장성이 큰 신흥시장 투자를 통해 벤처캐피털(VC) 경쟁력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이달 중 결성총회를 열고 315억원 규모 스마일게이트넥스트웨이브1호펀드를 출범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인도 및 동남아 유망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추후 500억원 이상 규모로 증액이 목표다. 펀드 출자액 대부분을 모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출자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앞서 인도 핀테크 스타트업 캐시프리 투자 성공에 힘입어 이번 펀드를 결성했다.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은 박정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인도 뿐만 아니라 인도네이사 등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투자 범위를 두고 있다”면서 “인도 상장 시장 역시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글로벌 벤처투자업계에서 인도는 높은 성장성으로 인해 꾸준히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벤처투자가 크게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100개 이상 유니콘 기업을 창출하는 성과를 보이며 높은 성장성을 보였다.
인도 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 역시 국내 VC가 주목하는 곳이다. 특히 든든한 모기업을 보유한 VC를 중심으로 활발히 해외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벤처투자는 이미 지난해 2000억원 규모 ‘신한글로벌플래그십투자조합1호’를 결성하며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역시 지난해 해외 시장에 집중투자하는 글로벌 유니콘 벤처투자조합을 2~4호까지 총 3개펀드 결성하며 투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중소형 VC 역시 해외 진출을 적극 검토하는 분위기다. 오는 25~26일 벤처캐피탈협회와 서울시 주최로 열리는 글로벌 벤처투자 행사인 GVIS 역시 동남아 등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VC 요청으로 행사가 처음 기획됐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니콘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제 더 이상 국내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유망 기업을 발굴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해외 투자자와 협력까지 다양한 투자 방식을 고려해야만 VC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