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감원, 불공정은 막고 산업은 키워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검찰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평가는 나쁘지 않다. 금융권의 잘못된 관행을 적극 개선하고 업계와 소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무엇보다 그가 자리를 걸고 내세운 불공정거래 척결의지는 남다르다. 실제 이 원장 취임 이후 금융 불공정거래 사건은 2배이상 증가했다. 불공정이 늘었다기 보다는 적극적 조사와 발굴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에디슨EV 쌍용차 먹튀, 에코프로 임직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사건, 동학개미 멘토로 불리는 존리 차명 의혹 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들이 잇따랐다.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겠다는 이 원장 의지가 반영됐다. 친정인 검찰과 공조를 통해 25건에 달하는 금융사건을 이첩했고, 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건도 검찰과 공조하고 있다. SG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한 8개 종목의 매매 내역을 조사 중인 금감원은 여러 증권사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상 거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드러난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의 도덕적 해이는 극에 달하고 있다. 건전한 투자자만 피해를 보는 불공정거래가 만연한 자본시장으로 변질된다는 우려다.

지금 우리는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원칙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금감원은 금융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지나친 시장개입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물론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자본시장 농단 사태는 적극 막아야 한다. 그렇다고 금융사들을 무한정 압박만 하자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의 힘은 소비자와 금융사가 맡긴 것이다. 부패 척결에 대한 금감원의 의지가 시장을 투명하게 하면서 금융업의 발전으로까지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