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시장부터 올림픽·월드컵 VIP 환대까지”

BTL기업 지엠컴, 현대차 싱가포르 혁신센터 생산 아이오닉5 전시 책임
“인생에 남을만한 기획 경험 원한다면 지엠컴 같은 대형 기획사가 최적”

“싱가포르 스마트팩토리에서 제조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를 전시하고, 현장을 고객에게 선보이는 역할입니다. 빌딩 옥상에선 고객체험행사로 ‘스카이트랙’을 운영하는데 시승도 지원합니다.”

최승철 지엠컴 본부장은 요즘 싱가포르와 서울을 오가느라 분주하다. 현대자동차의 싱가포르 혁신센터가 완공되고 올해 상반기 출시될 현대차 첫 싱가포르산 전기차에 맞춰 전시 이벤트 기획을 준비중이다. 싱가포르 현대차 혁신센터에서 출시될 아이오닉5를 고객에게 색다르게 선보이는 게 지엠컴의 역할이다.

지엠컴이 소개할 현대자동차 싱가포르 혁신센터는 싱가포르 주룽 혁신단지에 용지 4만4000㎡,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 건물이다. 스마트팩토리를 표방하며 소규모 전기차 생산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엠컴은 스마트팩토리 옥상에서 스카이트랙을 만들어 전시장과 스카이트랙 운영을 담당한다. 특히 이번 전시장에선 사람의 손길을 거의 거치지 않고 스마트팩토리에서 생산됐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최 본부장은 아이오닉5를 전시장에서 소개할 구루를 선발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에서 인력 25명을 선발했지만 아직 10여명이 부족하다. 현지어는 물론 현대차와 소통에 필요한 한국어, 영어도 필수적이다. 이렇게 선발된 구루는 아이오닉5에 대한 A부터 Z까지는 물론 경쟁차에 대한 정보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3개월간 교육과정을 거친다. 트렌드와 정보에 민감해야 하는 일이다. 비록 차를 직접 판매하는 역할은 아니지만 차를 보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현대차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기자가 찾은 이날도 회의실에선 전시장에서 콘텐츠를 직접 소개할 구루 교육이 진행중이었다.

지엠컴 직원들이 신규 프로젝트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지엠컴 직원들이 신규 프로젝트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최 본부장은 10여 년전 지엠컴에 합류했다. 이벤트 기획사를 차렸지만 실패하고 지엠컴 문을 두드렸다.

최 본부장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큰 대형 기획사에서 인생에 남을만한 대형 이벤트를 기획하기 위해 지엠컴에 합류했다”고 했다. 중소기획사에선 이벤트 규모가 적고 적은 인력과 밥먹듯 하는 야근과 적은 수익으로 힘겨웠다고 했다. 이어 지엠컴의 장점으로 클라이언트 대부분이 업력이 탄탄한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란 점을 꼽았다.

최 본부장은 큰 기획이벤트를 마무리하고 조명이 꺼진 무대를 바라보면서 “비록 이벤트기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무대 뒤편에서 정말 내가 해냈구나”하는 마음이 20년간 직업을 유지한 비결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각으로 기획하라

지엠컴은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는 대형 기획사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구글, SK그룹,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AIA, 암웨이, 유니시티 등 국내외 글로벌 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그 중 대표적인 고객사는 현대차와 삼성전자다.

지엠컴은 지난 2021년 서울 모빌리티 쇼에서 현대차 전시관을 공동 기획 운영했다.
지엠컴은 지난 2021년 서울 모빌리티 쇼에서 현대차 전시관을 공동 기획 운영했다.

지엠컴은 스페이스 마케팅 일환으로 현대차 홍보관을 운영한다. 제네시스 인천공항, 제네시스 강남, 제네시스 안성, 제네시스 스튜디오 하남, 현대모터 스튜디오 하남, 현대모터 스튜디오 서울 등이 지엠컴의 손을 거쳐 운영된다.

지엠컴은 현대차와 손발을 맞춰 콘텐츠 홍보를 준비한다. 현대차에게 콘텐츠는 차량이다. 스튜디오 부지 선정부터 공간기획과 전시운영 계획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차량 출시와 함께 전시장 운영을 책임질 구루 선발과 교육 등의 과정을 책임진다. 한 예로 한국을 떠나는 인천공항 출국장 3층에 위치한 제네시스 전시존이 그렇게 마련된 곳이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곳에 빠져나갈 때마다 지엠컴의 손길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지엠컴은 2000년대 초반부터 삼성전자 전시에도 깊숙이 참여했다. 삼성전자가 내놓는 가전부터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제품 전시와 마케팅을 책임진다. 삼성전자의 글로벌한 기업인 만큼 전시·마케팅 역할도 글로벌하다. 특히 삼성전자가 동하계 올림픽을 후원하면서 지엠컴의 일이 바빠졌다.

신정일 지엠컴 대표가 잊지못할 추억으로 꼽는 2010년 캐나다 뱅쿠버에서 개최된 21회 동계올림픽이 대표적이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으로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이다.

지엠컴은 2016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삼성전자의 고객응대 행사를 주관했다.
지엠컴은 2016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삼성전자의 고객응대 행사를 주관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동계올림픽을 후원했고 지엠컴은 삼성전자 환영 이벤트를 총괄했다. 삼성전자 주요 고객과 임원의 숙박부터 경기장 관람, 갈라쇼 등을 책임져야 했다. 올림픽 기간 선수들과 관람객들로 대부분 호텔이 동이 난 상황에서 숙소를 잡는 것은 물론 경기장 S석 티켓을 잡는 것까지 모두 지엠컴의 역할이었다. 특히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진행한 갈라쇼는 티켓구하기가 어려웠다. 한두장도 아니고 수십명의 VIP 티켓을 구하는 일도 좀처럼 쉽지 않았다. 정상가격 40만원이던 S석 티켓값은 400만원까지 치솟았다. 예산을 초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인원에 맞는 수량을 제 때 구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신 대표는 한달넘게 행사를 같이 한 직원들과 함께 희열을 맛볼 수 있었다.

신 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며 “글로벌 기업이 진행하는 글로벌 행사를 기획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때 그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며 “지엠컴에 입사하는 순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이런 희열을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지엠컴은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동하계 올림픽은 물론 월드컵 행사까지 꾸준히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갤럭시폰 출시와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괄라룸푸르 행사를 지휘했다.

지엠컴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전시기획과 공간기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함께 하자는 요청도 잇따라 받았다. 암웨이, 유니시티 등 글로벌 유통마케팅 회사는 물론 구글 행사 등을 책임져 왔다.

◇싱가포르 찍고 글로벌로

지엠컴이 기획한 한국암웨이 25주년 임직원 행사
지엠컴이 기획한 한국암웨이 25주년 임직원 행사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둔 덕택에 글로벌 행사도 부쩍 늘었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지엠컴의 역할도 함께 늘어난 까닭이다. 실제 올 하반기에도 파리, 런던, 도쿄, 싱가포르, 베트남 등지에서 전시회와 콘퍼런스 등 고객 요청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현지에서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현지에 정통한 인력이 필수다.

지엠컴은 이러한 글로벌 사업을 겨냥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다. 국내 이벤트 기획사로서는 이례적이다. 업력이 쌓이면서 글로벌 고객의 요청도 잇따르고 해외에서 더 많은 일거리가 기다리는 덕택이다. 2015년 설립된 싱가포르 법인은 글로벌 도시국가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전시마케팅, 글로벌 리더십 콘퍼런스, 컨벤션, 임직원 보상 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국제 행사를 치러본 경험은 지엠컴의 큰 자산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성화봉송 삼성 한국총괄 행사와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삼성 한국총괄 행사, 평창동계올림픽 현대차·삼성전자 고객 환영행사 등이 대표적인 행사 경험 등이 바로 자산이다.

현대차 싱가포르 스마트팩토리 전시이벤트도 싱가포르 법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엠컴은 사업영역 확대를 고민중이다. 자카르타·방콕 등 세계인이 모여드는 곳이 지엠컴이 바라보는 주요 무대다.

신 대표는 “지엠컴은 고객사의 글로벌 확장과 함게 글로벌 시장을 주요 무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면서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해 방콕과 자카르타 등으로 사업 범위 확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엠컴 본사에서 제네시스 전시장 신입 큐레이터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지엠컴 본사에서 제네시스 전시장 신입 큐레이터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지엠컴은

2000년 5월 설립된 미디어 미연계 프로모션(BTL) 회사다. 판매지원·유통지원 ·샘플링 등과 같은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이벤트와 기획, 전시 등을 기획 주관한다. 40여개 대기업과 글로벌 고객사를 중심으로 100%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다. 글로벌 전시회에서 고객사의 전시장 콘텐츠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전시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처럼 별도 공간에서 전시 체험 고객 행사에 이르기까지 스페이스 마케팅과 이벤트 기획이 주요 업무다. 100여명 인력이 전세계를 무대로 역량을 펼치며 지난해 매출 261억원을 거뒀다.

○…지엠컴이 걸어온 길

2000년 법인 설립

2001년 전경련 회장 감사패 수여

2004년 정보통신부장관 표창장 수여

2006년 ISO 9001 인증 획득

2007년 사옥 입주

2008년 온라인 광고팀 설립

2011년 자회사 에스씨컴 설립

2012년 런던 올림픽 성화봉송 삼성전자 한국총괄

2013년 자회사 HMCOM 설립, 자회사 뉴피플웍스 설립

2015년 싱가포르 현지법인 익스팬드 커뮤니케이션즈 설립

2017년 현대자동차 신임 임원과정 가족 축하 행사

발명의날 기념식

2019년 신사옥 이전

아세안 위크

2022년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선정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