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꿈같은 일이 곧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 연구진이 단초를 발견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조광현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로,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암 가역화’ 근본원리 규명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특정 조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로 왜곡된 암세포 입출력 관계가 정상적인 것으로 회복(가역화)될 수 있음을 발견했으며, 분자세포실험으로 이것이 실제 암세포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암 가역화 조절 타깃으로 유력한 유전자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유전자를 조절하면 실제 왜곡된 입출력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암세포 가역화를 유도할 수 있는 타깃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조절 약물을 개발해 혁신 항암제 개발도 가능함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2020년 1월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세포로 되돌리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가장 악성인 유방암세포를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유방암세포로 리프로그래밍하는 연구에 성공했다. 지난 1월에는 폐암세포의 전이능력를 제거하고 약물 반응성이 증진된 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가역화 연구에도 성공했다.
다만 과거 연구는 서로 다른 암종을 다룬 사례연구로, 보편적인 암 가역화 원리와 진화적 기원을 밝힌 이번 성과와 차이를 보인다.
조광현 교수는 “현행 항암치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암 가역치료 전략에 대한 근본원리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면서 “암 환자 예후와 삶의 질 모두 증진시킬 수 있는 혁신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KAIST의 주재일, 박화정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와일리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2일자 온라인판 논문으로 출판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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