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반도체 특화단지’로 수도권 역차별 해소 기대

[ET톡]‘반도체 특화단지’로 수도권 역차별 해소 기대

“이제는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는데, 발표는 대체 언제 한대요?” “반도체 특화단지가 안 되더라도 앞으로 첨단기업 유치는 계속해 나갈 겁니다. 그래도 선정되면 정말 좋겠죠.”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발표가 다가옴에 따라 유치를 신청한 경기지역 지자체를 방문하면 자주 듣는 말이다.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신청한 지자체는 평가발표회나 기자회견 등 막바지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경기지역에서는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고양·남양주·화성·용인·이천·평택·안성시 등 7개 지자체가 경기도에 신청했다. 전국에서 14개 지자체가 신청서를 냈는데 50%가 경기지역 지자체로,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조직개편 된 지 얼마 안 된 경기도 반도체산업과는 많은 고심을 하다, 신청 지역 제한이 없는 만큼 7개 지자체 전부 본선 진출시켰다.

용인시나 화성시, 평택시, 이천시 등 경기남부지역 지자체가 선정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연계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

‘L자형 반도체 벨트’를 기반으로 560만㎡(약 170만평) 규모 첨단특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용인시는 지난 3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삼성전자 300조원 규모 반도체 공장 5곳을 유치해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택시는 삼성전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평택캠퍼스 및 산업시설용지 등 770만㎡를 하나로 묶어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화성시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고 반도체와 미래차, 바이오 등 주요 미래산업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만큼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산업벨트 거점을 구축하고 배후 산단을 조성해 첨단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고양·안성·남양주시는 기존 산업단지를 첨단특화단지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경기지역은 지난 약 40년 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지역 균형 개발 및 지방 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억제를 받아왔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역 디지털 혁신거점 시범사업 대상에서 서울시와 경기도를 제외했으며, 지난 1월 국토교통부는 비수도권만 100만㎡ 미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도권 역차별로 첨단산업단지 유치에 신청서도 제대로 내보지 못했던 경기지역 지자체는 이번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당당히 신청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지역에서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해 수도권 역차별이 해소되길 기대해본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