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대면진료 기업에 첫 투자…‘닥터히어’ 美서 맹활약

뉴욕서 창업한 메디히어에 투자
스마트 메디컬 클리닉 ‘닥터히어’ 개원
AI닥터히어·환자건강지도로 차별화
개인에 최적화한 대면·비대면 융합 진료

(사진=닥터히어)
(사진=닥터히어)

삼성물산이 한국 비대면진료 기업에 처음 투자를 단행했다. 대면진료와 비대면진료를 모두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진료가 일상화된 미국에서 창업해 기술력으로 승부를 건 메디히어가 주인공이다.

28일 김기환 메디히어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미국 뉴욕에서 5년 전 대면진료와 대면진료를 모두 제공하는 일종의 스마트 메디컬 클리닉인 '닥터히어' 병원 설립 후 삼성물산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면서 “국내 대기업, 글로벌 기업 등과 기업 사내병원 추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환 대표는 2018년 뉴욕에서 메디히어를 창업한 후 닥터히어 브랜드로 미국에 병원 8곳을 개원했다. 미국에서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20년부터 대면진료와 비대면진료를 모두 제공하는 닥터히어 병원을 개원하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을 포함해 눔 정세주 대표,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더웰스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현지 8개 닥터히어 병원에는 프라이머리 케어 클리닉 중심으로 의사, 영양사, 심리상담사, 물리치료사 등이 근무한다. 평생 주치의 개념이 강한 미국 의료시장 특성을 반영해 대면·비대면을 모두 활용해 환자 건강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개선하기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디히어는 기업에 사내병원도 제공한다. 뉴욕·뉴저지주를 중심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와 관계사, 솔로몬보험그룹, AM 프로퍼티 홀딩스 등 6개 미국 기업이 고객사다.

김기환 대표는 “텍사스, 캘리포니아, 조지아주로 사내병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내 대기업 미국법인과 글로벌 대형 로펌을 새로 고객사로 확보해 3분기 중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디히어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I 닥터히어'와 환자 건강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서비스하는 '페이션츠 헬스맵(Patient's Health Map·환자 건강지도)' 서비스를 다음달까지 순차 선보여 스마트병원 면모를 강화할 계획이다.

AI 닥터히어는 의사와 함께 일주일 단위로 환자에 대한 구체 활동 지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환자 상태와 질환뿐만 아니라 나이, 인종, 식습관 등까지 고려해 약 처방, 식단, 운동 계획을 짜준다. 이 서비스는 페이션츠 헬스맵을 기반으로 한다. 해당 환자 건강검진 데이터, 혈액검사 결과, 문진내용, 과거 병력 등 모든 건강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인체 지도처럼 보여준다. 건강 위험신호도 감지해 정보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의사가 AI 닥터히어와 함께 환자에게 주간에 지켜야 할 사항을 제공한 후 실제 환자가 이를 이행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환자가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울 경우 환자 상황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어 실질적인 환자 상태 개선을 이끌어내기 용이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 사내병원의 경우 전 직원과 직원 가족 80%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의사와 환자 간 유대관계가 잘 형성됐다”면서 “미국에 닥터히어 스마트 병원을 추가 설립하기 위해 신규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히어 미국 서비스 모델은 비대면진료가 어려운 국내에서는 모두 금지돼 있다. 이 회사는 2020년 보건복지부 생활치료센터 요청으로 국내 첫 원격진료 플랫폼인 닥터히어를 개발해 제공했다. 당시 100개 이상 병원에서 200만명 이상 환자에게 비대면진료를 제공했으나 현재 국내 사업은 종료했다.

김 대표는 “미국에는 비대면진료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대비해 의사를 위한 보험이 있어 안전한 진료를 유도한다”면서 “국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장치가 없어 현실적으로 비대면진료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비대면진료를 놓고 의료진과 플랫폼 기업이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양쪽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새로운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