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싱킹Ⅱ]〈57〉 호기심과 상상력의 힘(1)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챗GPT를 비롯해 주목받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거나 예측하며 때로는 그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 생성형 AI는 기존 학습정보를 활용해 예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창의성을 모방해 이미지 생성, 작곡, 글쓰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프로세스와 결과를 재창조한다.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발전에도 스탠포드대의 인간중심 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3' 저자들은 AI를 사용해 아이디어를 창출할 때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과 추론을 통해 콘텐츠를 생성하는 데 능숙하지만,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따라가지 못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 방식을 상상하고 추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AI와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 호기심과 상상력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활용해야 할까.

호기심은 '동물이나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알고 싶어 하는 행동들의 원인이 되는 감정, 욕구, 관심 또는 동기'로 정의된다. 가장 가까운 영어 표현은 라틴어 'curiosus'(주의, 관심)에서 파생된 'cura'(관심, 배려)에서 유래한 'Curiosity'다. 이는 오늘날 뇌과학, 인지심리학 등 다양한 학자와 학문적 연구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것을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욕구'로 이해된다. 이러한 호기심은 학습과 발견의 원동력으로, 지식의 축적과 지적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기로 인식된다.

사실 호기심은 다른 동물에서도 발견되는 특성이다. 고양이는 새로운 물체나 환경을 탐색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양이의 호기심이 반영된 행동이다. 또한, 영장류는 도구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이는데, 일부 연구자들은 이것이 영장류의 호기심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간만이 가진 호기심'이라는 표현은 인간의 호기심이 다른 동물의 호기심과는 다르게 복잡하고 진화된 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인간은 단순히 새로운 것을 탐색하거나 실험하는 것을 넘어,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려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간의 지적 성장, 인지 발달 및 사회적 습득과 관련되는데, 일반적으로 새로운 사물이나 상황을 이해하거나 배울 때 촉발된다.

인간의 호기심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 요소 중 하나다. 디자인 싱킹에서 호기심을 활용하면 보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 호기심은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디자인 싱킹의 아이디어 생성과정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제에 창의적으로 접근하고 사용자 중심의 공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디자인 싱킹은 우리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혁신을 실행해가는 과정이자 방법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가지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사용자에게 효과적 해결방안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따라서 생성형 AI가 문제해결과 창의적 사고에 접근하는 방식에 혁신을 가져올지라도, 결국 이것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키워야 할 강점이자 태도이지 않을까.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