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87〉미디어 변화를 이끌 AI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몇 달전부터 미국 작가협회와 배우협회의 파업이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파업이라 함은 노동 조건 유지 및 개선을 위한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인데 이번 파업에서 주목 끄는 것이 바로 영화산업에서의 인공지능(AI) 사용에 관한 것이 주요 이슈 중 하나라는 것이다. AI 사용에 대한 배우, 작가들과 메이저 스튜디오사이의 심각한 갈등은 AI가 가져오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의 급속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산업자체를 요동치게 할 시작점일 수 있다.

작가들과 배우들은 메이저 스튜디오사들이 AI를 잘못 사용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챗GPT를 이용하여 5분짜리 영화를 위한 각본을 작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화 촬영을 위한 장면들도 요청하면 만들어 준다. 여기서 몇 가지 영상을 위한 추가 작업을 거치면 짧은 영화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들을 특별하게 좋다고 할 수는 없다. 각본은 너무 기계적이고, 영상도 그냥 평이하기에 현재 수준으로서는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기술발전의 속도를 감안하면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작품들의 품질은 아마도 스튜디오에서 사용될 정도로 굉장히 개선될 것이다. 작가들은 AI에 의해 작성된 각본 수정을 위해 고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배우들도 딥페이크 기술이 일반화되어 실제 배우들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는 조바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의 신체 및 목소리도 합성을 통하여 흉내 내어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들도 AI 툴들을 빠르게 개발하고 개선하고 있다. 제작사들은 경비 절감을 위해 이런 툴들을 사용할 것이다. 디즈니사도 TFT를 구성해 AI와 AI를 사내 전반에 적용하는 것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3억불이상 제작비가 드는 '인디아나 존스'나 '인어공주'와 같은 대작 영화에도 AI를 사용하면 제작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채널 1 (Channel 1)은 생성형 AI를 사용, 개인 시청자가 원하는 뉴스를 제공하는 개인화 뉴스 네트워크이다. 본인이 원하는 뉴스를 시청하기 위해 뉴스 프로그램을 끝없이 찾아 헤매거나 소설미디어를 통해 시청하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뉴스 서비스를 자사의 AI 알고리즘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뉴스 채널보다 더 많고 더 다양한 뉴스 소스와 관점들로부터 만들어지므로 전통적인 뉴스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2023년 말까지는 FAST를 통해 30분 프로그램을 방영하지만, 내년에는 모바일과 스마트TV에서 개인화된 앱을 통하여 500~1000개 뉴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채널 1 프로그램은 실제와 생성된 이미지, 영상과 앵커를 혼합· 사용해 제작될 것이다. 가상의 앵커들은 각자의 배경, 의견과 외모 등을 가진 잘 만들어진 초거대 언어 모델(LMM) 이다. 또한, 뉴스는 글로벌 시청자들을 위해 다양한 언어로 생성될 것이라고 한다.

채널 1 창업자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AI는 단방향 브로드캐스트에서 양방향 주문형 비디오(VoD)로의 전환이래 미디어 지형에서 일어난 가장 큰 전환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초개인화 뉴스 경험으로 시청자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뉴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접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글로벌 AI 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구글, MS와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이 AI를 기반으로 세계를 흔들고 있다. 국내 기업도 대응하기 위해 진력을 다하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나타나는 곳이 바로 여기다.

미디어산업도 이런 움직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미디어업계도 앞으로 펼쳐질 경쟁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지금 글로벌 미디어 산업계를 흔들고 있는 AI에 대한 노력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