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웹소설부터 작곡, 영상까지 콘텐츠 분야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활발히 적용된다.
네이버웹툰은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에 AI를 집중 적용 중이다. '웹툰 AI' 연구조직을 운영하는 등 AI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적 혁신을 더해 진정한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AI 기술을 툰레이더, 웹툰 AI 페인터, 툰필터, 엑스파이더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했다.
툰필터 프로젝트는 사진을 찍으면 간편하게 웹툰풍으로 바꿔주는 AI 기술을 적용했다. AI를 활용해 사람 얼굴과 표정 동작도 웹툰 속 캐릭터로 변신시킬 수 있어 새로운 콘텐츠 창작에도 활용할 수 있다. 툰필터는 베타버전 출시 일주일 만에 2000만장 이상 변환된 이미지가 생성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웹툰 AI 페인터는 스케치 맥락에 맞게 자연스러운 채색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창작자가 채색을 할 때 보조하는 역할로 채색 작업 시간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네이버웹툰에서 3년에 걸쳐 개발하고 연구한 기술이 도입됐다.
네이버웹툰에서 '앞집에는 나리가 살고 있다'를 연재 중인 민송아 작가는 “표현하기 어려운 채색법을 AI페인터가 단 몇 초만에 작업해줬다”며 “채색을 몇 번의 클릭으로 끝낼 수 있다는 건 제작자에게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불법 유통 차단과 예방에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자체적으로 '툰레이더' 기술을 개발, 2017년부터 국내외 불법 복제물을 추적한다. 웹툰에 심어진 사용자 식별 정보를 읽고 불법 이용자를 탐지하는 AI 기술로 꾸준한 고도화가 이뤄졌다.
이밖에도 네이버웹툰은 AI 기술 기반 웹툰 대체 텍스트 제공 기술을 개발해 시각장애인이 웹툰을 감상하도록 돕는 '배리어프리 웹툰' 베타 서비스도 선보였다. 유해 콘텐츠 차단 등 웹툰 플랫폼 운영에 특화된 '엑스파이더'와 웹툰 전용 편집 툴 '웹툰 크리에이티브 에디터'에도 AI 기술이 활용됐다.
음악 작곡·편곡 분야에서도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 도입한다.
이미 외국은 구글, 메타 등 빅테크가 앞다퉈 음악 생성 AI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글은 최근 음악 생성 AI '뮤직LM'을 출시했다. 28만 시간이 넘는 오디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사용되는 악기, 속도, 박자까지 지정 가능한 서비스다. 메타도 지난 6월 12초짜리 음악을 제작하는 AI 서비스 '뮤직젠'을 공개했다.
국내는 지니뮤직이 AI 스타트업 주스와 협업해 AI 기술로 구현한 악보기반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를 만들었다. MP3를 업로드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 주고 이용자가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누구나 손쉽게 작곡·편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작곡 대중화 시대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받는다.
가상인간을 활용한 콘텐츠도 활발히 제작된다.
씨앤에이아이는 이미지·영상 생성에 특화된 AI 역량을 바탕으로 가상인간 생성 플랫폼 폴라를 개발했다. 폴라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선수의 AI 휴먼, 가상 앵커 제작 등에 활용됐다. 지난 5월에는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지난해 작고한 국민MC 고(故) 송해 선생님이 AI로 등장해 가수 이찬원씨에게 영상편지를 전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생전 영상자료로 학습을 거쳐 AI 가상인간으로 구현하는 데 2주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보형 씨앤에이아이 대표는 “합성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데이터를 잘 모사하면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강점”이라면서 “사진 한두장만 학습해도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콘텐츠 산업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려 한다. AI가 콘텐츠 기획안 초안을 짜고 줄거리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 영상 검색과 편집까지 하도록 기술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배우 등 실제 인간 목소리와 얼굴을 본뜬 '디지털 휴먼' 제작을 지원하고 AI를 통해 자동으로 자막과 목소리를 영상에 입히는 기술 고도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가상 콘텐츠 제작사가 이러한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면 콘텐츠 제작 시간을 기존보다 10분의 1 수준까지 단축하고 제작 비용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정우찬 기자 uc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