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속 특허가 무기다”…특허 확보에 매진하는 스타트업들

투자 혹한기 속 특허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기술, 아이디어 등에 대한 배타적 권리임과 동시에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미국 MIT 이노베이션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35배 높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특허 보유 여부가 투자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됐다.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 레드브릭은 두 건의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 지난해 8월 차세대 비주얼 코딩 기술인 OOBC(Objective Oriented Block Coding)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하고, 올해 4월 미국에서도 특허를 인정받았다. OOBC는 단어 카드를 조합해 영어 문장을 만들 듯 코딩 언어로 이뤄진 블록을 조합해 문장형의 코드를 작성하는 기술이다. C언어나 파이썬 등 텍스트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손쉽게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레드브릭 오픈 메타버스 플랫폼 이미지(사진=레드브릭)
레드브릭 오픈 메타버스 플랫폼 이미지(사진=레드브릭)

레드브릭은 지난달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간 연결성과 확장성을 강화하는 '오픈 메타버스 창작 시스템'의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오픈 메타버스 창작 시스템은 크리에이터의 메타버스 창작물이 다른 메타버스 공간에서 연동되고, 모든 메타버스에서 발생하는 크리에이터의 창착 수익을 한 번에 정산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레드브릭은 현재 IPX(구 라인프렌즈)와 오픈 메타버스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메타버스 창작자가 되어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사고 파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레드브릭은 이미 20만명에 달하는 크리에이터를 확보했다.

브리즘의 3D프린팅 모델링 제작 과정(사진=브리즘)
브리즘의 3D프린팅 모델링 제작 과정(사진=브리즘)

레드브릭은 OOBC와 같은 고유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170억원의 시리즈 B 투자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총 224억원이다.

맞춤형 안경 제조 전문 기업인 브리즘은 국내 세 건, 미국 한 건 등 초 네 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3차원(3D) 스캐닝 기술로 측정한 안면 데이터를 활용해 각기 다른 얼굴에 맞는 안경을 실시간 추천해주는 기술이다. 얼굴 좌표를 1221개로 나눠 인식해 코 높이, 얼굴 너비 등 주요 지표 18개 데이터로 추출한다.

미국에도 안경 가상 시착·추천 시스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기술력 확보와 시장 선점을 위해 유럽특허출원과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국제출원도 완료했다.

브리즘은 특허를 비롯한 기술력을 인정 받아 서울대기술지주, 산업은행,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69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온라인 D2C(Direct to Consumer) 기반 패션 기업 이스트엔드는 최근 수요 예측과 재고관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생산 시스템의 특허를 출원했다. 품목별로 정확히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계획을 설계해 재고 비중을 7%까지 낮췄다.

이스트엔드는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5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부터 생산, 물류, 마케팅, 판매 등 생산 모든 과정을 내재화했다. 상품 출시 후 최소 수량만을 생산하고 초기 판매율을 분석해 이후 한달 판매량 예측, 생산량 추가 발주, 품질 보완, 재고 관리 등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이러한 시스템은 재고부담을 줄여주고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패션업체에서 상품의 약 40% 정도가 재고라면 이스트엔드의 재고 비중은 7% 정도로 약 6배의 효율을 갖고 있다.

이스트엔드는 고객의 수요에 맞는 고품질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자체 기술력 개발과 고도화에 힘쓸 예정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